충북도를 비롯한 각 시·군 지방자치단체는 고객인 주민의 의식상의 변화를 숙지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원만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초적인 자료, 정보이기 때문이다. 경제 한파라는 난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주민들의 의식은 크게 변하고 있다.

학자들의 연구결과나 제반 사회현상을 근거로 느끼는 주민의식 변화상을 보면, 우선 주민들은 소비를 크게 줄여 지갑을 닫고 있다는 것은 만인 공지의 사실이다. 경기활성화 정책의 근간은 현실의 불만과 불신, 불안감을 해소해 주민이 지갑을 안심하고 열게 해줘야 한다는 처방이 거론돼 왔다.

주민의식의 또 다른 변화는  ‘모험적’이며 ‘외형중시’ ‘양적 성취’에 집중되었던 관심이 안전, 안정 지향적으로 크게 바뀐 점이다. 성공보다는 실패를 피해야 하고, 잘리기 쉬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구조조정이 유행하는 사기업 분야보다는 급료는 좀 낮아도 신분이 보장되는 공직부문이 선호되는 변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행정서비스도 진화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앞만 보고 달리던 주민들이 이제 과거를 돌아 보며 그리워하고 있단 사실이다. ‘접속’ ‘편지’ ‘친구’ 같은 영화가 인기절정을 달리고 복고풍 광고가 TV에 자주, 다수 등장하고 있는 것들이 이를 방증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 하고 있다.

이제 개인들이 도전이나 큰 것을 이루려는 미래지향적 의지보다 추억을 씹으며 당대에 성취가 어렵게 느껴지는 상위계층으로의 진입을 포기 내지는 장기적으로 잡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제는 적어도 3대에 걸쳐 노력을 해야 상위계층 진입이 가능하게 변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도시로 몰리던 사람들이 현실도피성향의 확산으로 ‘이민’ 과 ‘귀농’이 크게 증가하고 사이비종교가 하부층을 파고드는가 하면 마약, 알콜, 성범죄 등이 크게 늘어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중산층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사회 전반에 걸쳐 실패자가 많아져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꿈과 패배감에 대한 분노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출되고 있다. 그래서 계층간의 갈등이 또한 심화되어 고질적 병폐로 키워지고 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빈부 격차의 심화라는 진단에 행정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서,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는 현실을 포기할 수는 없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한탕주의’이다. ‘복권시장’ ‘경마’ ‘카지노’ 등에 사람이 떼지어 모여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른 큰 변화중의 하나는 평생직장의 신화가 붕괴되면서 회사 내 상하간, 동료간 동질감이나 의리, ‘우리’라는 의식이 희박해지고 있다.

그 결과 앞으로는 충성이나 성실, 무한봉사보다는 ‘받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대접받겠다’는 의식이 확산될 전망이다.

겉으로는 ‘충성’ ‘애국’을 말하고 있지만 크게 변하는 전 세계적 추세(글로벌화)에 적응하려는 현상이 일반화하고 있음도 유념하여야 한다. 그리고 투명성이나 공평성, 합리성 등이 새로운 가치로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이 주목을 끌고 있다.

긍정적 변화 이끄는 행정돼야

행정도 이런 이념을 구현하지 못하면 주민,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로 알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까지 우리의 장점이거나 특유의 강점으로 알아 왔던 각 분야에서 활동이 커 희망적 징후로 느꼈던 ‘자원봉사자의 온정, 인간미’에 대한 찬사나 ‘금모으기운동’ ‘국산품 애용운동’ 같은 긍정적 국민성은 점차 사라지거나 일시적 현상이 되지 않을 가 하는 의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종래의 강점 내지는 장점으로 인식되어 온 국민성, 도민성을 살려 나가려는 지방자치단체의 배려와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세태에 따라 부정적으로 변모하는 주민의식을 방치하기보다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능한 한 유도, 변모시키려는 행·재정적 노력을 기대한다.

국민의식이 현실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정치, 행정의 결과가 현실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우리의 현실은 정치, 행정의 부정적 행태가 과거와는 크게 변하는 국민(주민)의식을 부정적 방향으로 형성되게 하고 있음을 행정이 감지해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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