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 혁명적 변화 꾀할 것”

학교 자치 역량 강화로 민주주의교육 실현
충북교육 새로운 모델 ‘캠퍼스형 고교’ 조성

 

‘교육혁신’을 불러 온 충북교육이 2019년 어느 해보다 큰 변화가 예상된다. 충북형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의 운영과 행복교육지구 사업 등 기존 교육의 혁신을 일궈 낸 충북은 ‘교육도시’ 명성을 되찾을 토대를 마련했다. 충북은 백년대계 교육을 위한 새로운 모델 창출을 위한 다소 실험적인 교육정책 추진으로 혁명적 교육 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교육감 1기에 검증된 교육을 추진했다면, 2기에는 미래 교육모델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운 시대 변화 대응을 위한 미래교육은 기존 교육방식이 아닌 미래역량을 길러 줄 수 있는 혁명적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이 구상하고 있는 충북교육의 혁명적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교육의 혁명적 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는데, 현 교육의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현 교육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교육정책은 무엇입니까?

현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미래사회를 대비한 교육혁명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 개정사를 보면 교육과정 이념이나 방향에서 세계적 추세나 미래지향적 전망을 꾸준히 담으려 해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전 정부가 개발한 2015개정교육과정도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창의융합형 미래인재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과정 운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서 학부모와 시민사회에서는 불평등과 공정성을 우려하며, 수능정시 확대를 주장했다. 불평등과 공정성을 우려하고, 이를 줄여가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해결방법이 교육과정 방향을 거스르고, 미래지향적 변화를 퇴행시키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 지금도 청소년 폭력 범죄화, 청소년 부적응, 소외 문제가 끝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큰 원인중 하나는 학교가 획일적 입시교육의 장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학교가 개개인의 역량과 잠재력이 존중받지 못하고,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제 교육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과 미래사회 변화를 염두에 두고 혁신해야 한다.

학교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교육,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교육, 미래학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나가야 한다.

●민주주의 교육, 단위 학교의 자율성과 자치력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학교 자치’, ‘교육자치’에 역점을 두겠다 하셨는데,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요?

‘모두가 주인이 되는 민주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교육 주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생 중심, 현장 중심의 교육자치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학교 자치 역량 강화 사업비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학교당 평균 1천만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경영 민주화와 민주주의를 학교안에서 학생들이 몸으로 익히게 하겠다. 그동안 교육은 민주주의의 ‘대해서’, ‘의해서’ 이뤄졌다. 이제는 민주주의를 ‘통해서’ 교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통한 교육이 즉, 민주시민으로 기를 수 있다.

이를 위해 학교에 자율권을 줘야 한다. 인력을 과감하게 현장 배치해 학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본청과 지역교육청에 행정지원과와 교육지원과 설치도 학교 지원을 위한 보조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단위학교가 상위기관의 간섭을 아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는 민주시민을 기를 수 있는 ‘양묘(良苗)장’이라 생각한다. 현장에서는 학교마다 제 빛깔을 지닌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 민주적 교직원 협의 문화 정착, 학생 자치, 학부모 자치 등을 추진하게 된다.

●충북을 ‘대한민국 교육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히셨는데, 새로운 교육모델로 ‘캠퍼스형 고교’ 조성을 내세우고 있다. 명문고 육성을 위한 ‘미래학력’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지역인재라고 할 때 처음에는 정부의 힘 있는 핵심층 인재를 생각했는데 이제는 우리 지역에서 태어나 바깥으로 유출되는 인재를 막고 유입될 인재를 찾는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들자는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은 교육청 뿐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 교육의 시작이다.

아이들의 타 지역 유출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문제다. 아이들의 유출은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는 아이들의 유출을 겪어봐야 알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있었다. 학생들이 타 지역에 가서도 별거 없다는 것을 느낄 때까지 배제하고 포기했다. 이것이 문제다. 아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인책을 쓰자는 것이다. 교육청은 새로운 교육모델 창출을 위한 TF팀을 구성했다. 교육청은 방안을 창출하고, 충북도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교육을 위한 ‘협치’의 시작이다.

바뀌는 시대상황에 따라 새로운 교육모델을 찾아야 하는데, ‘고교 학점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이냐. 캠퍼스형 고교를 조성해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한 예를들어 제천에서도 제천여고와 제천고가 40년 넘은 시설이라 새로 개축해야 하는데 제일고 실습실 부지에 모이면 시너지 나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제천 주민들이 먼저 하고 있다. 오송지역 도유지에 공립고를 신설하고, 자율형 공립고인 오송고와 청원고, 교원대부설고에 더한다면 캠퍼스형 운영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구상하고 있다. 권위있는 기관에 수탁 연구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결론을 도출해 낼 것이다.

캠퍼스형 학교 조성은 ‘충북교육 새로운 모델’이자 ‘전국을 넘어 세계적 모델’로 만들 것이다.

●지난해부터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록학교’의 취지는 무엇입니까?

초록 학교는 학교 인근의 숲이나 자연환경을 이용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교육과정, 시설공간, 정책사업이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운영되는 학교로 보면 된다.

지난해 종합계획을 세워 올해까지 30개 학교를 초록 학교로 지정했다. 내년에는 4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들 학교에는 컨설팅과 교원연수, 지역 환경교육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민·관·학 거버넌스 초록 학교추진협의회도 발족했다. 앞으로 교육, 지역, 환경단체의 융합과 협업을 통해 초록 학교 롤 모델을 구현해 나갈 것이다.

●올해 교육계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스쿨 미투’를 들 수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일어난 사안이지만 특히 충북지역에서 최초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심각했습니다. 예방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끊이지 않는 미투, 해결 방안은 무엇입니까?

구성원 간에 인식과 감수성의 차이에서 오는 간극인데 같은 사안을 바라봐도 피해자 측과 가해자 쪽의 인식이 큰 문제다. 학교는 사실 사회보다 더 민감한 공간이다. 여린 학생이 있는 공간이어서 더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의 감수성을 더 민감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년 전 교육공동체 헌장 취지도 그런 부분이다.

그런 문화와 풍토 만들 것이다. 문제가 벌어진 학교를 보면 그런 부분 소홀히 한 학교다. 교육공동체헌장 취지 강조해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일종의 통과의례로 약간 진통은 있지만, 그것이 주는 파급효과와 교육적 의미가 있어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의미 있는 ‘성장통’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도내 모든 시·군에서 행복 교육지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마을 교사 양성,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지방선거로 인해 정책적인 협조와 지원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공감을 나눌 기회도 다소 부족했다.

최근 무상급식비 분담률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것도 이런 공감대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생각한다. 소모적 논쟁으로 인해 추진돼야 할 교육정책에 불신이 생긴다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의 몫으로 전가되고, 궁극적으로 충북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줄이고 발전적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을 공론화 하는 장과 민주적 절차에 따른 합의기구가 필요하다. 교육자치가 강화되면서 합의 시스템인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거버넌스가 원만하게 작동돼야만 민·관·학의 입장차와 불협화음을 조화롭게 극복할 수 있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 지방자치단체와 정책 간담회를 통해 행복지구 사업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사회와 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해 정책을 공론화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