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승 대하소설 북진나루]제6부 도거리로 북진본방 상권을 넓히다(477)
[정연승 대하소설 북진나루]제6부 도거리로 북진본방 상권을 넓히다(477)
  • 충청매일
  • 승인 2019.01.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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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선주님, 지금 우리 본방 물자 수급에 문제가 생겨 좀 지체가 될 것 같습니다.”

최풍원이 지금 북진본방에서 겪고 있는 청풍도가와의 문제를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아무래도 시일이 좀 걸려야 되겠다는 사정을 설명했다.

“어허, 큰일이구먼! 물건도 다 때가 있는 법이구만. 매기가 올랐을 때 바로바로 수급을 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기다리다 지쳐 그만 잊어버리기 십상이거든.”

마덕필 선주의 말처럼 최풍원도 행상을 하며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경험했다.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욕구도 때가 있었다. 그 때를 놓치면 물건을 사려고 안달하던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러니 장사꾼은 그 때를 잘 간파하고 식기 전에 빨리 팔아버리는 것도 수완이었다.

“마 선주님, 버섯가루는 영월 임방에 있습니다. 성두봉 임방주한테 일단 기별을 해 본방으로 가져오라고 하겠습니다.”

“아니라네! 마침 우리 배가 한 척 영춘에 올라가 짐을 부리고 있으니 최 대주가 본방 사람을 영월로 보내 기별만 넣어주게! 그러면 우리 배로 실어 곧바로 삼개 형님에게로 보내겠네! 물량은 얼마든지 좋네!”

마덕필 선주가 잔뜩 몸이 달았다. 그만큼 물건이 딸리고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마 선주의 말투와 몸짓에서도 알 수 있었다.

최풍원으로서도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장사꾼에게 즐거운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내 물건을 찾아주는 것이며, 물건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것보다 즐거운 일은 없을 터였다. 그러나 지금 북진본방은 청풍도가의 훼방으로 각 마을의 임방주들이 타격을 받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본방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었다. 거기에다가 북진 임방주 장순갑까지 청풍도가 사람들과 내통을 하고 있다는 풍문까지 들리고 있었다. 이런저런 문제들로 최풍원은 심정이 매우 복잡한 상태였다.

“마 선주님, 제 물건을 팔아준다는데 찰떡같이 달려들지 못해 송구합니다요!”

최풍원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최 대주, 영월 물건은 내가 알아 처리할 테니 청풍도가 문제나 잘 해결하게. 그리고 난 여름까지는 여기 북진에 머물 요량이니 혹여라도 내가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줌세!”

마덕필 선주가 최풍원을 북돋아주고 북진여각을 나갔다.

“대주, 일단은 동몽회원들이 조사를 마치고 돌아와 봐야겠지만 마 선주가 가지고 온 돈으로 먼저 마을사람들 빚을 갚고 그 고리를 끊어버리면 어떻겠는가?”

박한달 연론 임방주였다.

“그 돈은 우리게 것이 아니고 타동 임방주들 돈 아닌가. 지난번 공납한 물품 대신 받은 쌀은 우리가 거개 가져가놓고 염치없이 어떻게 타동 임방주들 돈을 땡겨 우리 빚을 갚겠다고 하겠는가?”

김길성 광의리 임방주였다. 박한달 임방주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을 했는지 김 임방주도 그 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살림이 곤궁해 한 푼이 새로운 판에 그것을 청풍 인근 사람들의 빚을 갚기 위해 쓴다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낯이 서지 않는 일이라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아 하는 말이었다.

“나도 그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광의리 임방주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최풍원이 김길성 임방주 의견에 동의했다.

“대주, 그렇다면 다른 방도가 있는가?”

박한달 임방주가 물었다.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급한 대로 돌려막고 후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면 어떻겠는가. 다른 임방주님들 의향은 어떠하시오?”

“나도 연론리 박 임방주 의견에 찬동하오!”

복석근 단리 임방주였다.

“지금 본방에서 가용할 수 있는 물품과 돈이 얼마나 되오?”

김상만 양평 임방주가 최풍원에게 물었다.

“아시다시피 지난 번 공납한 물품 대금 삼백 냥으로는 쌀 백 가마를 받아 각 임방을 통해 마을사람들에게 풀고 현재 본방 창고에 삼십 석이 남아 있소이다. 그리고 대전리 언구네 천삼을 팔아 받은 돈 천 냥과 꿀 같은 잡물을 넘기고 받은 이백삼십 냥, 그리고 지금 마 선주가 가지고 온 천이백 냥 해서 이천사백삼십 냥이 있소이다. 그중에 대전리 천삼 값과 경상도 안동포와 영월 성두봉 임방주네 버섯가루, 조산촌 차익수 임방주네 약초 대금으로 나가야 할 돈이 들어있소!”

최풍원이 각 임방주들에게 현재 북진본방의 상태를 상세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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