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오늘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한다. 착공식은 통일을 위한 마중물로서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착공식에 참석하는 남측 관계자들을 태운 열차는 지난달 공동조사를 위한 열차통과 이후 다시 한 번 군사분계선(MDL)을 넘는다. 남측 참석자들은 서울역에서 탑승해 북측 판문역에서 하차하게 된다. 착공식에 남측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남북관계 및 철도·도로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다. 개성이 고향인 김금옥 할머니 등 이산가족 5명과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2007년12월~2008년 12월)씨 등도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단장으로 참석한다. 당초 북한에서 부총리급 인사가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남측 주빈과의 급(級)을 고려해 단장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착공식에 걸림돌이 됐던 착공식과 관련한 물자 반출과 열차 운행 등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면제가 결국 승인됐다. 착공식을 위해 북으로 가는 열차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열차 사업과 관련한 유엔의 재재가 완전 해제되지 않아 착공식만 하고 공사를 시작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경의선 철도 북측 구간 공동조사를 위해 남측 열차가 서울역에서 판문역까지 이동한 바 있으나, 착공식 때는 다른 열차가 투입되는 이유로 별도의 면제 승인이 필요했다. 유엔이나 미국 측의 지나친 제재로 경제원조가 아닌 일반적인 남북의 교류조차 불편한 상황이다. 막바지 까지 착공식을 위한 제재 면제를 요청했던 정부가 결국 승인을 이끌어내 올해 안에 착공식이 성사된 것이다.

오늘 착공식을 통해 남과 북은 향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보여주게 됐다는 점에서 남과 북의 경협이 한 단계 진전됐다고 볼 수 있다. 남과 북은 착공식 이후에도 공동으로 추가 정밀조사, 기본계획 수립, 설계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공사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 및 국제사회 대북제재 상황을 보아가면서 추진하게 된다.

이번 착공식에 남북 인사 외에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UNESCAP) 사무총장, 옌 허시앙 중국 국가철로국 차관보,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 등 국제기구 관계자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유관국 해외 인사 등이 참석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남북 철도연결이 국제사회에 어느 정도 관심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의 국가는 모두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유관국이라는 점에서 향후 남북철도가 유라시아를 횡단하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주한 대사들이 착공식에 참석함으로서 철도·도로 연결이 한반도 공동번영, 나아가 동북아 상생번영의 출발점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 오늘 착공식을 계기로 하루빨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려 실제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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