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협회는 충북출신 재경인사들의 모임이다. 충북 출신이거나 충북지역에 연고를 둔 사람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충북협회는 말 그대로 충북을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서 충북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필요하다면 각종 지원과 질책도 마다하지 않는 단체여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충북지역이 어떤 중대한 난관에 처했을 때나 충북지역의 총체적 에너지를 결집할 필요성이 있을 때 충북협회가 당당히 나서 충북지역이 나아갈 방향을 조언하고, 충북지역과 어려움을 함께 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는 전언을 들어보지 못했다.

겨우 1년에 한번 고정된 장소에서 실시하는 충북협회 주최의 신년교례회 정도가 거의 유일한 행사나 다름없는 게 현실이다. 충북협회의 대표적 행사인 신년교례회조차도 형식면에서 명실공히 충북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지 못함은 물론 내용면에서도 그 부실의 정도가 충북발전이나 충북인들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충북도지사를 위시한 도내 기관단체장들이 우르르 몰려가 재경 인사들과 상호간 눈도장이나 찍고 입에 발린 덕담 몇 마디 주고받는 게 고작이다. 이런 자리에서 충북발전 방안 모색과 같은 거대담론을 구체적으로 논할 형편도 못되지만, 그럴 생각을 갖는 것조차 어색할 뿐이다.

그렇게 해서 1년이 지나가면 다음해 똑같은 수준의 신년교례회가 열리고 그때 그 얼굴들이 다시 모여 예의 의식을 치르면 그만이다. 다른 지역 출향인사들의 모임을 예로 들 것도 없이 이처럼 빈약한 실정의 충북협회가 존속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회장단끼리 마치 충북을 대표하는 인사인양 행세 하며 경력과 표정이나 관리하는 것이 충북협회의 주 임무가 아니라면 일대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엊그제 충북협회 신년교례회는 주최측이 경호업체를 동원해 충청일보 노조원들의 참석을 저지하는 불상사까지 생겼다. 충북인들의 신년인사회에 충북 언론인들의 출입을 저지하는 사태마저 발생한 원인제공은 바로 충북협회의 임광수 회장이 했다. 충북협회는 앞으로 1년을 더 허송세월로 보내지 말고 빨리 단안을 내려야 한다. 충북협회가 한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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