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소자본 창업자들은 어느 때 보다도 혹독하게 ‘불황과의 전쟁’을 치뤄야 할 것 같다. 소자본 창업자들의 희망과 달리 불황국면의 끝이 보이기는커녕, 더욱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국내 창업시장은 외식업, 유통업, 서비스업 구분할 것 없이 평소보다 30~50%의 매출 하락을 경험했다. 창업아이템의 고갈 현상도 지적됐다. 부분적으로 업종 1위 업체나 상권 내 최고 매출 업체들만이 상대적인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이들 조차도 매출하락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외환위기 이후 창업 붐으로 조성된 소자본 창업시장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창업전선에 나선 창업자들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온몸으로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서게 됐다.

최근 소자본 창업 시장의 동향은 크게 5가지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업종선정의 보수화경향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고수익, 고성장 업종이 주도하던 소자본 창업 시장에 안정성 위주의 업종이 부상하는 등 업종간의 재편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외국계 패스트푸드 등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던 삼겹살, 보쌈 등 신토불이 외식업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로 창업규모의 양극화현상이다. 업체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창업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식업의 경우처럼 대형화, 전문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자 하거나 사업리스크를 극소화하기 위해 무점포나 초소형 점포로 창업을 시도하는 것이다. 중간규모의 사업이 설 땅을 잃어가면서 창업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 고객가치의 극대화이다. 이런 와중에도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품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춰 만족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웰빙 창업과 가격파괴 관련 업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네 번째로 다양한 마케팅 방법의 도입이다. 소자본 창업분야에도 고객의 확보, 개발, 유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고 있다. 개업식에 클래식연주회를 개최하거나 지역사회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효도잔치를 여는 점포도 있다. 고객의 가까운 곳에는 더 많은 만족을 줄 수 있는 이점을 충분히 살려내면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끝으로 인터넷 쇼핑몰, 소액창업아이템으로 등극이다. 사회 환경에 변화에 대응해서 다양한 업종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업종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터넷 환경이 좋아지면서 쇼핑몰 창업이 소액자금으로 창업할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특이할 만하다.

2005년 창업시장을 전망해보면 소자본 창업 시장은 양적인 확대 과정으로 질적인 변화로 나아가는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6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으로 소자본 창업자가 배출됐고, 이런 가운데 치열한 경쟁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2, 3년 전만해도 창업 아이템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외식업 비중이 약 25%선으로 떨어지고 가격 할인을 내세운 유통업과 서비스업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무기로 한 신규 업종의 증가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2005년에도 국내 소자본 창업시장은 신규 참여세력의 확대로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구조조정으로 기업에서 퇴출 된 인력보다는 새로운 사업 환경에 적응력을 키운 경쟁력 갖춘 창업자들의 진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 상 옥 <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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