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주인공 장편동화
“독자들과 생태계보존 가치 공감 원해”

 

소설가 김정애(54)씨가 미호천(강)에 서식했던 미호종개 이야기를 장편동화로 창작해 출간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모든 생명과 미호종개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안녕, 나야 미호종개’(사진)(옐로스톤/1만3천원).

장편동화 ‘안녕, 나야 미호종개’는 미호종개들이 환경 오염된 고향 미호강 여우내에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되자, 미호강의 다른 토종민물고기들의 도움을 받아 깨끗한 물과 모래가 있는 미호강 최상류 사송으로 이주하는 과정이 핵심 줄거리이다.

작품 속에서 여우내라는 공동체에는 미호종개뿐 아니라 메기, 눈동자개, 버들치 등 다양한 토종 민물고기 종족들이 더불어 살아가며 거대한 왕국을 이루고 있다. 공동체를 지키는 날파람 부대원들은 미호강을 상징하는 미호종개 종족의 생존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함께 이주 원정길을 돕게 된다.

천연기념물 454호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미호종개는 청주시와 세종시 등 7개의 자치단체가 연계된 미호강에서 서식해 1984년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으며, 발견지의 이름을 따 ‘미호종개’라 붙였다. 미호종개는 물의 흐름이 느리고 모래와 자갈로 된 얕은 청정 하천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토종 민물고기다. 하지만 30년 전부터 산업화와 잘못된 물길관리 정책으로 미호강이 오염돼 현재는 미호종개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안녕, 나야 미호종개’는 강물이 오염돼 토종 민물고기들이 점점 사라지는 일은 결국 인간의 삶도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물과 민물고기들의 생태적인 가치를 깊이 인식하고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김 작가는 “미호천 물길을 답사하며 알게 된 미호종개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미호강 물길 오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며 “직접 미호종개가 되어 보기로 했다”는 동화 집필의 동기를 밝혔다.

미호종개를 주인공으로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많은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는 김 작가는 “물길의 주인인 민물고기들의 생태가 불가능해진다면 강의 생명도 끝이라고 할 수 있다. 미호강에서 미호종개가 사라졌다는 것은 물길이 더 이상 생명수의 기능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며 “많은 독자들이 동화라는 문학 형식을 통해 강물의 생태계를 보존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호종개 가족과 날파람 부대원들은 미호강 상류 사송까지 무사히 갈수 있을까? 이들에게 는 예기치 않았던 문제와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인간의 위험한 손길을 피해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미호종개들은 과연 어떤 슬기로운 선택을 하게 될지 동화 속으로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김 작가는 단편소설 ‘개미 죽이기’로 허난설헌 문학상을 수상했고 소설집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 ‘손에 관한 기억’ 등을 비롯해 자연을 통해 그림을 이해하는 ‘세상은 놀라운 미술선생님’, 엄마와 딸의 여행기 ‘길 끝에서 천사를 만나다’, 미호천 물길에 관한 다큐에세이 ‘미호천’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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