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대상 아니지만 상징성 등 고려

충북도교육청이 개통한 ‘충북교육 청원광장’ 1호 청원에 대한 답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1호 청원은 ‘충북예술고등학교(충북예고) 기숙사를 만들어 주세요’라는 내용으로 지난달 1일 청원 광장에 올라와 지난 1일 청원 기간이 종료됐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251명으로 청원광장 운영원칙에 명시된 ‘청원기간 3천명 공감’에는 턱없이 부족해 답변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3천명 이상의 공감을 얻은 청원은 교육감 또는 부서장이 30일 이내에 영상이나 서면으로 답변하게 된다.

하지만 도교육청 입장에서는 청원광장 개통 후 1호 청원이라는 상징성과 청원광장에 올라온 17개의 청원 중 절반이 넘는 10개가 충북예고의 기숙사 건립을 요구하는 청원이기 때문에 답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1호 청원의 상징성을 고려해 기숙사건립에 따른 답변에 나설 경우 본질적인 충북예고 이전이 번번이 무산된 것에 대한 명확한 답변도 설명해야 한다.

충북공고 터에서 더부살이하는 학교는 운동장이 없어 주차장에서 체육수업을 하고, 환기가 안 돼 곰팡이 꽃이 피는 반(半)지하에서 실습하고 있다.

공연장 역시 움직임이 큰 현악기 연주자가 동작을 줄여야 할 정도로 비좁아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불가능했고, 다른 시·도의 우수학생을 유치할 때 반드시 제공해야 할 기숙시설은 애초부터 없었다.

전국 공립 예고 가운데 기숙사가 없는 학교는 충북예고뿐이다. 시·도에서 우수한 예능 특기자를 스카우트하는 건 고사하고 올해 인근 세종예고가 문을 열면서 예능 특기자들의 역외유출로 음악과는 미달사태까지 맞았다.

학부모들이 새 건물을 지어달라고 수도 없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전해주겠다며 시설개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 당국의 약속은 번번이 빈말이 됐다. 학교를 옮기려면 땅을 사고 건물을 지을 예산이 필요한데 십여 년간 교육청은 재원은 커녕 부지도 확보하지 못했다.

충북예고 이전이 추진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이전이 검토되었던 부지도 중앙초 부지와 오송 2단지를 시작으로 5~6곳에 달한다.

정작 문·예·체 교육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면서도 충북예고 이전은 슬그머니 공약에서 사라졌으며, 중장기 과제로 언급되지 않은 것도 벌써 수년째다.

도교육청도 사실상 이전은 포기한 상태로 더부살이 중인 충북공고 터에 신축을 타진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1호 청원의 답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사실상 이전은 어렵다고 판단해 충북공고와 예고가 기숙사 신축 등을 위한 부지 이용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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