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이사장의 죽음
대학 이사장의 죽음
  • 충청매일
  • 승인 2005.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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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대학 윤석용 이사장의 자살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줬다. 주성대를 설립한 이후 대학발전을 위해 헌신적 노력을 기울여 온 윤 이사장이 갑자기 세상을 등질만한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어쩌면 영원히 의문으로 남을 수도 있다. 윤 이사장의 명복을 빌면서 우리는 여러 가지 착잡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윤 이사장이 세상을 정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는 몰라도 그가 평소에 고민해 온 문제들은 대학과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한때 레미콘 사업을 통해 회사를 키울 수 있었지만 사업가에게 찾아오는 어려움이 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업 실패라는 고통을 딛고 그는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주성대학을 세워 세인들로부터 경탄과 질시를 동시에 받았다.

주성대를 설립해 이사장과 학장을 번갈아 맡으며 그가 보여준 샘솟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은 지역과 대학사회에 신선한 파장을 자주 일으켰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이 안고 있는 본질적 문제점이 주성대를 비켜 가지는 않았다.

대학의 볼륨은 커졌지만 정작 대학의 주체인 입학생이 감소해 대학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현상이 대학 사회 전반으로 퍼져 갔고, 여기에서 주성대도 벗어날 수 없었다.

재소자들에게 배움의 길을 제공해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차원에서 교도소와 협력해 강의를 개설하고, 중국까지 출장을 가 입학생을 모집하는 등 전방위적 모색을 마다하지 않았으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윤 이사장이나 주성대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느 한 대학의 힘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음을 말해 준다. 윤 이사장의 죽음을 단순히 자연인 한 사람의 그것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의 죽음이 대학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전반적 현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4년제와 2년제 대학 간의 사활을 건 싸움은 대학을 무한경쟁으로 몰아넣고 ‘학문을 위한 대학’이라기 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대학’에 매달려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윤 이사장의 죽음이 대학과 관련됐다고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삶에 비춰볼 때 전혀 무관하지 않음 또한 분명하다. 윤 이사장은 자신의 죽음을 통해 곪을 대로 곪아 가는 대학사회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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