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거리에 나가보면 사람들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지만 그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하루종일 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자선냄비를 통해 사랑을 모으는 구세군.

그들은 이 한 겨울, 남들보다 더 혹독한 추위를 겪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람들의 사랑을 호소한다.

손과 발은 꽁꽁 얼어붙었을 텐데도 표정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인 까닭일까. 그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용돈이 적다고, 먹을 반찬이 없다고 투정만 부리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추운 겨울을 피할 수 있는 따뜻한 집이 있고, 배고프면 언제고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데도 늘 불만족스럽고 불평만 해 온 내 스스로에게 “남을 위해 살아본 적이 있는가”라는 자문을 던져본다.

그 때 대여섯살 남짓 돼 보이는 한 아이가 자선냄비에 동전 몇 닢을 넣고는 엄마에게 달려간다.

엄마는 대견하다는 듯 아이를 꼭 안아준다. 엄마와 아이의 얼굴은 마냥 밝기만 하다. 사랑을 나누면 저렇게 행복해지는 걸까.

올해는 나도 행복을 느끼고 싶다. 남을 위해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눌 줄 아는 행복을 갖고 싶다.

아이의 모습을 통해 ‘사랑은 나누면 행복이 된다’는 작은 진리 하나를 깨달았다.

그런 사랑들이 모이면 우리 사회는 이 추운 겨울에도 따뜻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주머니를 뒤져 천원짜리 두 장을 꺼내 자선냄비에 넣었다. 순간 마음이 행복해진다.

2천원으로 큰 행복을 샀다. 마음이 넉넉해지고 따뜻해지는….

김선희 /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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