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교육감 선거의 최대 과제는 학교 서열화 문제, 교육 불균형 등 제도와 입시 관련 현안이었다. 반면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수업하는 교실 환경과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등 교육비 부담 문제가 중요했다.

하여 전국의 교육감 후보들이 입시 방향뿐 아니라 교실 공기청정기 설치 등 학생과 학부모 눈높이에 맞춘 밀착형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입시에서는 진보나 보수 성향에 따라 견해가 갈리거나 온도 차가 있었으나 무상교육 확대와 무상급식 등 생활 공약은 후보 성향과 상관없이 대동소이 했다.

무상급식이 포함된 무상교육은 대부분 후보가 공감하는 현안으로,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어느 선까지 하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특히 일부 교육감 후보들은 고교 무상급식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렇듯 무상급식 공약을 내걸었던 당선된 교육감들은 이제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산문제가 언제나 걸림돌이다. 충북도의 경우 교육청과 도가 예산배분과 시행 방법을 두고 엇박자가 나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는 내년도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학년별 또는 지역별 부분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과거 이시종 지사는 무상급식을 시행하게 되면 차등을 두지 않고 ‘전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말과 행동에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지사는 초·중등 교육은 의무교육이고 의무교육은 무상인만큼 무상급식은 의무급식이라는 논리는 편바 있다. 무상교육 대상인 학생의 급식을 무상으로 하자고 요구한 것이기는 하지만, ‘밥 한끼 놓고 차별을 두지 말자’는 이 지사의 철학이라고 할 만 했다.

하지만 최근 고교 무상급식을 놓고 지역별 학년별 차등을 두는 방식의 무상급식 시행은 밥 한끼 놓고 차별을 두자는 말과 다름없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이미 공약한 대로 고교 무상급식을 두고 2019년부터 전면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충북도가 협조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이 지사는 무상급식의 전면 시행 시기나 예산 규모 등을 따로 정해놓지 않았다. 내년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는 김 교육감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충북도의 ‘밥 한끼 놓고 차별을 두지 말자’는 철학이 지켜져야 한다.

학생의 밥 한끼를 두고 누구는 공짜로 주고 누구는 돈을 받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불공정한 교육이다. 적어도 공교육은 누구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고, 특히 무상급식의 경우 그 차별을 둬서는 결코 안 된다. 좋은 철학을 어필했던 이 지사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한 때다. 

애초 이 지사 역시 고교 무상급식을 공약했다. 하지만 이를 전면시행하지 못할 바에는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단계적 추진은 자칫 학생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아니함만 못한 일이다. 충북도는 교육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이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도록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모든 무상급식은 공평한 기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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