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을 시작한지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18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북측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다.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북한에서 금강산관광 기념행사가 열리는 것은 지난 2014년 16주년 행사 이후 4년 만이다.

 금강산관광은 1989년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측 기업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를 북한 당국과 체결하면서 물꼬를 텄다. 약 10년 뒤인 1998년 10월 정 명예회장은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에 서명했으며, 그 다음 달인 11월 금강호가 강원도 동해항을 떠나면서 역사적인 관광 개시를 알렸다.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한 현대그룹은 이듬해인 1999년 고(故) 정몽헌 회장이 해상 경로를 통해 방북, 금강산에서 1주년 행사를 열었다. 행사 전날에는 남측에서도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이듬해인 2000년에는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았으나 2007년까지는 매년 금강산에서 기념식을 개최했고, 특히 5주년이었던 2003년에는 처음 남북공동행사로 진행했다.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그해 금강산 행사는 취소됐다. 이후에도 2010년을 제외하고는 2014년까지 금강산에서 기념식이 열렸지만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중단됐다.

올해 기념행사에는 남측에서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직원 30여명과 외부 초청인사, 취재진 등 100여명이, 북측에서 아태 관계자 등 8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특히 남측에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 현직 여야 의원 6명이 방북했다. 자유한국당 의원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과 함께 대한불교 조계종과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한국관광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관계자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동안 중단됐던 금강산관광이 언제쯤 재개될지 여부다. 최근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유효한 상황이다. 금강산관광이 쉽게 성사될 수는 없겠지만 금강산 관광을 대북제재에서 하루빨리 제외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과 북 모두에게 금강산관광의 출발은 관광지 개발이라는 경제교류로 시작했지만 본질은 민족화해 차원이었다. 수십 년 간 떨어져 지낸 민족이 금강산을 통해 재회하고 민족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미가 컸다. 금강산관광을 추진한 것도 현대와 민간단체인 민족화해협의회가 주축이 된 이유다.

이달 초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열고 민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금강산관광과 금강산에서의 이산가족 만남 등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제재하는 것과 다른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금강산관광은 남과 북이 교류하고 화해한다는 상징을 의미한다. 하루빨리 재개해 남과 북의 자유로운 왕래에 마중물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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