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8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두산, 주축 선수 부상에 5차전 불운 겹쳐

 

올해 프로야구가 7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른바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라는 예상을 깨고 SK가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SK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과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연장 13회 끝에 5대 4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두산은 압도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KS 2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KS 5차전에서 두산은 KIA에 밀려 홈에서 상대 우승을 바라봐야 했다.

올해 KS는 SK로서는 다소 운이 따른 반면 두산은 불의의 변수에 흔들린 모양새였다. 당초 두산은 2위 SK와 14.5경기 차 월등하게 정규리그를 앞서 KS도 우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홈런(44개)·타점왕(133개) 김재환이 부상으로 3~6차전을 결장했고, 앞서 가장 구위가 좋았다는 필승조 김강률도 KS 전지훈련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공백을 이기지 못했다. 5차전에서는 상대 보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누의 공과도 잡아내지 못하는 불운도 따랐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격언이 떠오를 만하다. SK는 2009년 아쉬운 준우승에 대한 보답을 9년 만에 받은 셈이라면, 2015년 운이 따랐던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올해는 반대가 된 상황이다.

먼저 두산은 2015년이 떠오를 만하다. 당시 두산은 삼성과 KS에 나섰는데 열세가 예상됐다.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88승56패, 승률 6할1푼1리로 79승65패 승률 5할4푼9리의 두산보다 9경기나 앞선 1위였다. 이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룬 막강 전력이었다.

당시 두산은 정규리그 3위였다. 2위 NC와 플레이오프(PO), 넥센과 준PO를 치렀다. 물론 NC에 1승2패로 밀리다 뒤집은 상승세에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피로가 쌓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준비한 삼성을 꺾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겼다. 삼성 마운드 핵심 3인방이 해외 도박 파문으로 KS 명단에서 빠진 것. 17승 에이스 윤성환과 세이브왕(33개) 임창용, 홀드왕(37개) 안지만이었다.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줄 사건이었다. 

결국 두산은 삼성을 4승1패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2001년 역시 3위로 1위 삼성을 KS에 꺾은 이후 14년 만에 똑같은 쾌거를 이룬 것. 다만 삼성이 윤-안-임 3인방을 갖췄다면 두산이 우승할 확률은 적었을 터. 

올해는 반대다. 두산은 SK와 KS에서 김재환과 김강률의 공백을 이기지 못했다. SK는 1차전과 3차전, 6차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홈런으로 뽑아냈지만 두산은 4차전 정수빈의 결승 홈런 1개뿐이었다. 또 함덕주 외에는 믿을 만한 불펜이 없어 고전했다. 만약 김재환과 김강률이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았다.

SK로서는 2009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9년이 지나 털어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SK는 KIA와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7차전 나지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물론 정규리그 우승팀 KIA도 충분히 정상에 걸맞는 팀이었다. 그러나 SK는 석연찮은 판정에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7차전이 SK로서는 아쉬웠다. SK는 6회까지 5대 3으로 앞서 2007년부터 3년 연속 KS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7회 필승조 가도쿠라 겐이 안치홍에게 홈런을 맞는 등 동점을 허용했고, 9회말 결국 채병용이 나지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당시 SK로서는 심판진의 볼 판정이 석연찮았다. 7차전 선발 게리 글로버와 가도쿠라 등이 스트라이크가 될 만한 공이 잇따라 볼로 판정되면서 흔들린 기색이 역력했다. 글로버는 5회를 채우지 못했고, 가도쿠라는 홈런을 맞으면서 SK에게는 치명타가 됐다.

공교롭게도 SK는 9년이 지난 2009년의 불운을 그나마 씻어낸 모양새다. SK는 두산과 KS 5차전 4회초 2사 3루에서 선발 박종훈의 보크성 행위가 인정되지 않은 행운이 따랐다. 심판진이 “플레이 볼 선언이 되지 않은 볼 데드 상태였으므로 보크가 아니다”고 했지만 구심은 이전 인플레이 선언 자세를 취했다. 

이후 SK는 7회말 공격에서 동점 2루타를 때린 김성현이 2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3루로 뛰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른바 ‘누의 공과’ 상황인데 이는 상대팀인 두산이 어필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아 그냥 넘어갔고, SK는 4대 1로 이겼다. 만약 이 두 장면이 제대로 인정됐다면 SK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SK에 운이 따랐든, 두산에 불운이 찾아왔든 2018년 야구는 마무리됐다. 두산은 주축들의 부상이 아쉽지만 누구를 탓할 수 없는 문제였고, 누의 공과는 본인들이 놓친 장면이었다. SK도 운이 작용을 했지만 한 시즌 우승팀에 걸맞는 노력을 해왔다. 과연 내년에는 어떤 역사가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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