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청주민예총 사무국장

요즘 BTS 모르면 간첩이란 소릴 듣는다. 방탄소년단, 2013년 데뷔 한 7명으로 구성한 아이돌 그룹이다. BTS는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현재 일본 오리콘 주간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 ‘티셔츠 논란’으로 일본 방송출연이 전면 취소되는 사태에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이유에서도 BTS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일본 방송출연 취소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으로 이어지는 투어 티켓이 매진 사례라 한다. 이제 BTS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가수 반열에 올라 K-POP의 선두에 서 있다.

사실, 나는 남자 아이돌에는 관심이 없다. 소녀시대-에이핑크-여자친구-트와이스로 이어지는 여자아이돌 계보는 숱한 남성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다. 10대 어린 소녀들이 배꼽을 훤히 드러내고 짧은 치마를 입고 나풀나풀 춤을 추며 귀여운 미소로 노래를 부르니 열광을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대부분 여자 아이돌의 시장 상품성은 섹시함과 귀여움을 겸비한 퍼포먼스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듯하다.

소녀시대는 2007년 데뷔한 이후 SM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다. EXO, 레드벨벳도 모두 SM 소속이다. 요즘 대세 걸그룹인 트와이스는 JYP 소속이다. JYP 역시 원더걸스, 미쓰에이 등 무수한 아이돌 그룹을 만들었다. 블랙핑크가 속한 YG 역시 빅뱅과 2NE1 같은 그룹을 만들어낸 또 하나의 대형 기획사이다. 이렇듯 대중음악계에는 몇몇 대형 기획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빈틈을 헤집고 에이핑크나 여자친구 같은 걸그룹이 탄생하기도 한다. 이도 하늘의 별 따기식이 아니겠는가.

여전히 무수한 연애기획사는 대세 아이돌을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수많은 소년, 소녀들이 실용음악학원에 다니며 오디션에 참가하고 스타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대형기획사를 제외하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유명 아이돌그룹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방탄소년단은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그룹이 성공한 사례이다. 빅히트엔터네인먼트, 작곡가 방시혁이 설립한 기획사로 BTS의 성공으로 대형기획사의 반열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BTS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BTS가 지닌 퍼포먼스와 기획사의 컨설팅의 성과가 어우러졌기 때문이 아닐까. 모든 성공 뒤에 따르는 뻔한 평가처럼 말이다.

대중음악은 거대 자본이 결합한 기획사가 만들어 낸다.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내기까지 많은 자본이 들어가고 투자된 자본에 비례하여 수익이 창출된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이 대중음악, 특히 K-POP으로 대변되는 아이돌에게 집중되고 있다. ‘한-불 우정의 콘서트’에서도 방탄소년단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이 되었고, 평양에서 열린 공연에서도 대중음악이 주가 되었다. 세계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얻고 있는 K-POP이지만, 이들이 한국문화예술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지역일수록 심각하다. 인지도 없는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은 지역에서 조차 소외되고 하청 업자 취급을 받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기획사를 만들어 자본주의 시장에 뛰어들 수도 없는 일이다. 지역에서 묵묵히 예술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가에서도 청주의 BTS가 탄생하길 바랄 뿐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