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이버 상에서는 미니홈피 또는 블로그(이하 미니홈피로 통칭)라는 것이 유행을 하고 있다. 미니홈피가 성행한 이유중에는 일촌맺기나 파도타기 등 타인의 미니홈피로의 접근성의 편리 등이 포함돼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속의 엿보기 심리를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헤어진 옛 애인의 미니홈피에 들어갔다가 이벤트에 당첨돼 당혹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의 이야길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마치 덫에 걸린 것과 같은 기분이라고 한다. 몰래 엿보다가 당사자가 쳐 놓은 덫에 걸린 듯한 느낌.

타인의 미니홈피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알고 있거나,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목적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최근의 근황을 알고 싶다거나 혹은 간접적으로나마 개인을 평가해 보기 위한 의도임은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찾아간 미니홈피를 살펴보다보니 그가 좀 더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거나 혹은 과거의 모습과는 달리 예뻐졌다거나 능력있어 보이거나 하는 등의 사례가 많다. 그러나 이는 완벽한 관망이 될 수 없다. 보여주려는 자도 역시 암중의 엿보는 자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일기를 써 본 경험이 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검사하는 일기장에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써 본 사람이 있을까. 일기장은 최고의 거짓말 기록장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미니홈피 역시 마찬가지가 돼 버린 것이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미니홈피의 운영자는 역시 자신이 원하는 모습만을 반영한다. 여기서 바로 엿보려는 자를 능가하는 한 수 위의 보여주려는 자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치열한 심리전 속에서 우리는 고립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숱한 온라인 속의 일촌관계 혹은 친구관계 속에서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를 찾기란 너무도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위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여주려는 자와 엿보려는 자 그리고 그 속에서 방황하고 거짓말하는 자신이 온라인 속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이현석 / 회사원·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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