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찬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침구·재활 3과 교수

강산이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철, 건강을 위해 또는 가족 친지와 나들이차 등산을 즐기는 분들이 많다. 등산은 우리나라 장년층이 가장 즐겨하는 취미이기도 하며, 허리와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운동이기도 하다. 다만, 경사를 오르내리는 동작은 체중 이상의 힘이 가해져 무릎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하며, 산행 전 후로 충분한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등산을 즐겨하는 분들이나 오랜만의 산행 후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은 무릎 관절을 이루는 연골이나 인대, 근육 조직에 문제가 생겨 시큰거리거나 욱신거리는 양상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무릎이 반복적인 자극을 받아 무릎 내부의 연골에 균열이 일어나고 심한 경우 닳아 소실되어 무릎 통증이 발생하는 연골연화증이나,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의 통증 이외에 관절 운동 시 이상음(딸깍거리는 소리), 계단 오르내리기나 기립 자세를 유지하기 힘든 증상, 근육의 위축, 관절 잠김에 의한 가동범위 제한, 골 결손 및 인대 불안정성 등의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치료 전 환자의 증상에 대한 이학적 검사를 통해 병변이 어느 부위에 있는지 판단하게 되며, 반월판 손상이나 골절 여부, 탈구나 관절내 유리체 등의 유무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부분 무릎 관절 통증에 먼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한의학에서는 침, 뜸, 부항, 추나, 약침 및 한방 물리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부하가 가해진 관절 내부의 압력을 조절하고 순환을 개선하여 통증을 경감시키고, 긴장된 근육 및 건, 인대 조직을 정상화시킴으로써 무릎관절이 보다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환자의 운동능력을 고려하여 필요에 따라 무릎 관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릎보호대나 스틱(지팡이) 등의 보조기 사용을 권하기도 한다. 일정기간 보존치료에도 전혀 호전이 없거나 극심한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고 관절의 불안정성 및 변형에 의해 가동범위 제한이 현저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적절한 재활치료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며, 수술과 재활 모두 상당히 길고 어려운 과정이므로 애초에 관절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평상시에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등산을 즐긴다면 운동 전 30분 이상 충분한 준비운동을 한다. 특히 경사가 심한 곳은 무릎 관절에 더 큰 부담을 주므로, 등산 스틱이나 무릎보호대의 적극적인 사용을 권한다. 바르게 걷는 자세로는 가슴과 무릎, 발끝이 일직선이 되도록 허리를 약간 펴고 선 상태에서 평지보다 좁은 보폭으로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오르는 것이 좋다.

허리가 구부정해지거나 무릎을 굽힌 반동을 이용해 튕기듯 오르막을 오르는 것은 금물이며, 뒷짐을 지고 오르는 것 또한 호흡과 관절 움직임의 리듬에 좋지 않다. 내리막에서는 매 걸음을 디딜 때마다 무릎과 발목에 충격이 가해져 오르막보다도 부상 위험이 크다. 이때는 상반신을 약간 뒤로 젖히고 양팔을 가볍게 흔들면서 무릎을 살짝 굽혀 보폭을 작게 해야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등산을 마친 뒤에도 충분한 마무리 운동으로 과도하게 사용된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귀가 후 무릎에 냉찜질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일상적인 식이 상 참고할 만한 것으로 한의학에서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질환 치료에 활용하는 우슬(쇠무릎)이란 약재를 가정에서 차로 끓여 음용하거나, 오메가3가 많이 함유된 등푸른 생선, 글루코사민이 함유된 도가니, 골밀도를 높게 해주는 채소와 과일등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관절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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