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완연한 겨울이다.

정말 지구온난화가 이뤄지는지 예년만큼 매서운 추위는 없다. 아침이면 창가에 성에가 하얗고 길을 걷다 자꾸 옷을 여미게 된다. 그렇게나 활발하던 옆집 황구녀석도 제집에 들어가 나올줄을 모른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가보다. 겨울에는 모든 것이 변한다. 물은 얼음이 되고 개는 몸을 웅크린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수많은 부속들도 몸을 웅크린다. 시동이 안 걸린다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든가 하는 일들이 생긴다. 이런 자동차 내부의 문제뿐 아니라 겨울철 빙판길은 많은 사고를 만들어낸다.

운전자들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빙판에서는 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력이 속도에 따라 거의 제로에 가까워진다. 마찰력이 없다는 건 지지기반이 없다는 얘기고 곧 중심을 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 겨울 눈이 내린 뒤 차를 타고 가다 크게 놀란 적이 있다. 눈은 미처 녹지 않아 매끄러운 빙판이 돼 있었고 그다지 빠른 속도가 아니었음에도 차가 한바퀴 빙글 도는 것이었다.

다행이 천천히 가던 중이라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정말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었다. 빙판길 운전이 정말 위험하다는 걸 실감했다. 그래도 빙판이 생기면 운전자들이 주의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고 또 대형사고가 되지는 않는 듯 하다.

그런데 며칠전 또다시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다. 집으로 가던 중 차가 갑자기 쭉 미끌어지는 것이다. 눈도 비도 오지 않은지가 꽤 돼서 빙판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 평소의 속도로 운전을 하던 중이라 갑작스런 미끄러짐에 크게 당황했다. 알고 보니 도로 근처 농가에서 흘러나온 생활하수가 도로를 가로질러 빙판을 만든 것이다. 도로 전체가 빙판일 때는 오히려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사고가 나지 않겠지만 이런 의외의 빙판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행정당국의 세심한 지도와 단속이 필요하다.

김진태 / 청원군 내수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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