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 신설이 가시화 되는 것은 아닌지 충북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전북 전주병) 대표가 KTX 세종역 신설이 논란이 되자 기회다 싶은 발언을 내놓아 정치 쟁점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호남선 KTX와 관련해 세종역이 포함된 단거리 노선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신규 고속철도 개통 노선에 대비하고 수혜지역 확대를 위해서는 평택∼천안∼세종 단거리 노선 신설이 평택∼오송 복복선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KTX 호남 단거리 노선 신설을 전제로 세종역 설치를 찬성한다는 정 대표의 주장은 일부 호남권 의원들이 견해를 같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23일 충북도 국정감사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세종역 신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은 국감 질의를 통해 행정수도에 KTX 역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언젠가 KTX 세종역이 들어서야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들어서야 한다며 세종역 신설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제주갑) 의원도 세종시의 인구가 60여만 명을 넘어서고, 국회 분원이 들어서면 사실상 행정수도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세종시에 세종역 신설이 당연한 주장이라는 입장이었다.

KTX 세종역 신설은 세종시가 민선 7기 추진할 공약사업에 포함, 확정했으며 민주당 이해찬(세종) 대표의 공약이다. 현재 이 대표가 민주당의 중심역할을 하면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국회에서 이 대표의 주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많아진다면 세종역 신설이 기정사실화 될 수도 있다. 

충북으로서 세종역이 생기면 불과 15㎞ 떨어진 청주 오송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종역 신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충청권이 갈등하며, 충북도민들이 한목소리로 세종역 신설을 반대해 왔다.

충북도 국감에 이어 호남을 중심으로 세종역 신설 찬성론이 퍼지면서 이 문제가 충청권을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충북의 국회의원들이 뭐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충북도에는 정치인이 없는 모양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 대표의 주장대로 평택~오송의 복복선화보다 평택∼천안∼세종 단거리 노선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을 경우 충북도의 철도 국토중심축에 대한 기대도 어긋날 수 있다. 충북도 국정감사에서 타 지역 의원들이 일제히 세종역 신설을 주장할 때 정작 충북지역의 국회의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였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역시 행안위 국감에서 세종역 신설을 주장하는 의원들을 상대로 좀 더 강력하고 확고한 반대의지를 피력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있다. 특히 지역구인 변재일 의원과 청주시 오제세 의원도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충북도민의 민의를 대변해야할 국회의원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충북 의원들은 각성하고, 제 역할을 제대로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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