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옥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주무관

공직사회에 청렴(淸廉)이 화두이다. 우리 청주시에서도 한 해 동안 수차례 청렴 교육을 시행하고, 청렴을 높이기 위한 제안 공모도 하고 있다.

모든 구성원에게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획일성은 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제도를 바꾸고 강력한 징계로 채찍을 가해도, 이 많은 인원에게는 제도만으로 역부족이란 느낌이 든다.

조선시대에는 어떠했을까? 멸사봉공(滅私奉公), 선공후사(先公後私), 살신성인(殺身成仁),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신을 고양하고 관리들이 앞장서서 실천하도록 했다. 그래도 뜻대로 잘되지 않으니 이를 공직기간에 걸쳐 잘 실천한 청백리(淸白吏)를 선정해 이상적인 관료상으로 추앙했다. 조선시대 217명의 청백리가 배출됐지만 그들의 삶은 항상 녹록하지 못했다. 원칙대로 선비정신으로 공직생활을 하다 보니 청백리 대부분은 청빈하다 못해 궁핍하게 살기도 했다.

제도로 틀을 마련했다면 그다음 숙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사례 교육을 통해 속을 바꿔나가는 일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벌에 능하기보다는 청렴 사례들을 구성원들에게 배포하고 체득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청주시청 청백리’를 선정·배출함으로써 공직의 귀감으로 삼는 제도 만들기를 제안해본다. 청백리를 선정·발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충분한 보상을 내려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직사회는 계급에 의한 위계적 관료 사회이다. 한정된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수많은 공직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한 직급 승진을 한다는 것은 공직자들이 느끼는 최상의 행복일 수도 있다. ‘승진은 공직사회의 꽃’이라는 이야기는 공직사회에 오래전부터 회자되는 말이다.

청백리 제도를 도입해 청백리로 선정되는 공직자에게는 1계급 특진의 상을 내린다면 어떨까? 매우 파격적인 승진일 수도 있고 그만큼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공직자들 마음속에 ‘청렴’이라는 덕목은 나비효과를 가져와 스스로 청렴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는 어떤 제도보다도 좋은 본보기로 자리 잡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청백리를 매년 선발하지 말고 청백리다운 공직자가 드러날 때마다 청백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철저한 조사와 주변의 풍문 등 그 사람이 공직자로서 살아온 삶의 궤적을 통해서 입증해야 할 것이다. 상을 주기 위한 청백리가 아니라 공직자의 귀감으로서의 청백리를 발굴해야 한다.

요즘 청렴은 부정부패와 대비된다. 잊을만하면 공직사회, 공기업의 부패 사건들이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청렴은 멀리 있는 듯이 보이지만 부정부패는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이에 있는 달콤한 사탕과도 같다.

청렴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새기는 부단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음 속 양심에 빗대어 한 점 부끄럼 없는 공직자의 삶이 되도록 현재 서 있는 그 삶의 자리에서 청렴을 실천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공직 생활 기간 동안 채근담의 경구 ‘청렴보다 더 신성한 것은 없다’를 늘 떠올리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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