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창출 역점 추진… 숨통 기대
유가상승·내수부진 등 걸림돌 상존 여전

경제는 국가나 지역을 지탱하는 중추신경이다.  중추신경이 마비되면 신체의 모든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2005년 새해, 최고의 화두는 단연 ‘경제’다. 

지난 한 해 한국사회는 물론 충청지역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  올해도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적지만 경제가 다시 살아나길 희망하는 것은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충청매일는 올 한 해 경제가 어떻게 풀릴 것인지 진단해보고 새해 역점을 둬야 할 경제 정책은 무엇인지 조망해본다.                                                                                                     

지난 한 해는 ‘경제공황’에 비유될 정도로 경제 전반에서 사상 최고의 불황을 겪었다.
그래서 올 한 해 경제가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계획에서 5%대 경제성장률 달성을 올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 실업난을 완화시키고 건설경기 부양, 소비 진작, 벤처기업·중소기업 육성, 지역균형개발 등 경제 회복을 견인할 세부적인 실천전략도 마련했다. 정부가 최대역점을 두는 분야는 일자리 창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야 전체적인 소득이 증대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와 투자로 이어져 전반적인 경제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외국자본의 국내 유치 확대, 종합투자계획 추진, 재정조기집행 등 기대할만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실업률을 3.5%대로 낮추고 물가상승률도 3% 대로 잡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 한 해 경제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친다.
경제 위기는 없다고 부인하던 정부가 비로소 각계에서 우려하는 경제 위기론에 대해 인정한 셈이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 경제연구기관들이 발표하는 올해 경제전망은 유감스럽게도 그리 밝지 않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 한국경제 성장률은 4%대.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비슷한 수준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치는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경제 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때 달성이 가능한 수치라는 전제가 달려 있다. 정부 정책이 효과적인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3.5%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힌 경제성장률 전망은 3.7%, LG경제연구소는 3.8%로 더욱 비관적이다.
정부정책의 기대치를 반영한 국책연구기관이나 체감 경기를 객관적으로 반영한 민간경제연구기관의 경제 전망 모두 올 한국경제의 회복에 대해 부정적이다.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이 상존해 있는 데다 유가 상승 등 대외적 경제 여건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3%대 이하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게 이들 연구기관의 경제 진단이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경제 예측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게 하고 있다.

대외적으론 국제 유가 불안을 비롯해 달러화 약세, 중국의 위안화 절상 등 각종 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내수에 비해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수출 분야의 경쟁력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내 상황은 더욱 어렵다. 가계 부채 조정과 준조세 부담 등 비소비성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가 하면 설비투자 위축,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 소비심리 악화 등 내수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불안정한 노사관계도 다른 변수들과 함께 경제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성장 우선의 일관적인 경제정책 추진, 기업경영·투자환경 개선, 기업가정신 고취,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를 통한 노사 안정, 정치 불안정 해소, 청년실업 등 고용안정, 핵심미래산업 육성, 국가경쟁력 제고, 부동산시장 안정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충북지역 경제 전망은 전반적인 국내 경제 전망보다 더욱 어둡다.
충북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충북은 지난해 4.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2.4%, 물가는 3.4% 선에 머무는 등 전체적인 국내 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16개월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보인 수출 증가세에 힘입은 것으로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제조업 분야의 기업실사지수(BSI)는 80 이하(기준치 100), 비제조업 분야는 60 이하를 밑도는 등 내수 체감 경기는 바닥을 치며 수출·내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와 생활물가지수간 격차가 큰 것도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어렵기만 하다.
이밖에 충북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던 LG전자(주)의 생산라인 이전으로 지역생산과 수출·고용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 지역총생산(GRDP) 성장률은 전국 평균을 하회하는 3.4% 대에 그칠 전망이다.

고용부문은 2.5%의 실업률을 예상, 지난해(2.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며 물가 역시 지난해(3.4%)와 큰 차이가 없는 3.1%로 내다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충북지역의 경제성장은 둔화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같이 올해 전반적인 국내 경제는 물론 충북지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에 이어 긴 터널 속을 지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망은 각종 지표와 대내·외적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예측치일 뿐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정부정책 추진과 기업들의 경영방식 개선 등에 역점을 두면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올 연말 경제 성적표는 전망치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은 한국경제와 충북지역 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절한 처방을 해야 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의 몫이다.

이들이 삼위일체로 합심,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때 한국경제는 분명 희망적이다.
‘경제살리기’의 ‘주연급 조연’인 정치권의 행태·의식 전환을 통한 적극적인 지원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지난 IMF관리체제 당시 정부와 기업, 정치권은 물론 모든 국민이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한마음 한 뜻이 됐던 한국인의 저력은 아직 우리들 가슴가슴에 살아 있기에 한국경제의 또 다른 기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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