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역시 다사다난했던 한해이다. 파란만장했던 한 해라해도 결코 과장이 아닐 것 같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쉬운 점은 많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불만스럽게 느껴지는 점은 아무래도 ‘대화와 타협이 부족했던 한 해’라 생각된다.

우리의 현실은 이 순간에도 각 분야에서 각자가 제몫을 챙기겠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이에 수반하는 갈등, 충돌, 투쟁이 간단없이 이어지고 있다. 당리당략을 위한 여·야간의 첨예한 대립은 그야말로 대표적인 사례이다.

노사간의 대립, 갈등 또한 많은 경우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소망스럽지 못한 결과만을 남겼다. 갈등은 포기가 아니라 풀어 파괴적 측면보다 생산적인 측면을 강화시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해결점을 찾아내는 데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의 주장 외에는 아무런 진리도 없다는 듯 우겨대는 신진세력들의 아집을 지켜보는 마음이 씁쓸하기만 하다.

노사간 대립 등 씁쓸

대립하는 당사자 사이의 갈등을 제대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당사자들이 자기의 입장이나 처지, 견해를 고집만 하지 않고 좋은 대안이나 방안만 찾는다면 나의 주장이나 목표를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갈등의 당사자들은 서로에게 바람직한 대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 나은 방향을 위해 피차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생산적인 갈등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양 당사자는 서로 상대방의 주장이나 견해를 이해하고 알려한다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갈등을 느끼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자신의 의견을 조정하며,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갈등을 갖는 당사자들은 자신이 오해하고 있는 사항이나 잘못하고 있는 사항을 시정하려는 기본 자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서로간 의견대립이 심할 경우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깊숙이 알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양 당사자간 깨우치는 변화의 계기를 가져야 한다.

결국 당사자간의 갈등은 서로가 노력하면, 어떤 난관이나 난제도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승리감 또는 성취감을 맛볼 기회로 삼겠다는 의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양 당사자를 가로막고 있는 감정적인 문제나 견해를 달리하는 주제를 놓고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이에 양자 관계는 개선되고, 협력의 관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 과정을 통해 당사자들은 관련 문제뿐만 아니라 여타의 문제들도 진지한 자세로 논의하고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 주장 이해 필요

흔히 다른 두 통에 있는 벌들을 한 통으로 합치려할 때 거치는 과정을 인간관계의 갈등치유의 과정으로 설명하는 예화(例話)가 하나 있다. 다른 두 통에 있는 벌들을 하나로 통합시켜 한 통에 합치려고 하면 칸막이를 종이로 만들어 끼워 놓으면 양쪽 벌들이 서로 종이라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는 과정에 부지부식간에 동질감을 느껴 자연스레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이 아쉬웠던 한 해를 보내며 이제 우리는 인생 길에 계속 직면하게 되는 인간관계의 갈등을 그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처방법과 그 유연성 있는 패턴을 통하여 접근함으로써 피차의 성장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를 터득해 나가야 하겠다. 그것이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인생이라는 행로에서 접하게 되는 인간간, 집단간의 갈등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자신의 생활습관 속에 자리하고 있는 습관이 돼 버린 갈등관리 류형을 버리고 좀더 여유 있고 자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 갈등관리 훈련을 해 나가야 한다. 그게 바로 ‘대화와 타협’의 핵심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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