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교외로 나서니 들판이 온통 황금물결이다. 추수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풍요로운 결실이 있기까지 농부들은 온갖 노고를 아끼지 않았을 것이다. 볍씨를 뿌리고, 모내기를 하고, 병충해와 가뭄 그리고 폭풍과 싸워 이겨냈기에 비로소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은 매학기 평가를 받는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성적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 정점에 있는 것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11월에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도 요즘 고3 교실의 분위기를 보면 다소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대체 웬일일까? 그것은 상당수의 학생들이 9월에 원서를 접수한 수시전형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갖게 되는 심적 부담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많은 대학에서 면접을 비롯한 수시전형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대학이나 학과마다 전형방법이 다르다 보니 전형에 임하는 학생들의 스케줄도 일률적이지 않고 수시 원서도 여러 군데 제출하다 보니 자연스레 마음이 부산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여전히 중요하다. 상당수의 대학에서 전형에 수능시험의 최저기준을 정하고 있다. 또, 정시에서는 수능시험 성적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시 합격이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라면 수험생이 보다 집중하여 학업에 전념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좀 어수선하고 마음이 잘 잡히지 않더라도 보다 침착한 마음으로 학업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그런 바람은 전국의 모든 선생님이나 학부모님들의 공통된 바람이 아닐까 싶다.

또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미리부터 일부 과목을 지레 포기해 버리는 학생들도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얼마 남지 않은 동안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에서 목표한 등급을 쟁취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과목을 포기한 상태로 시험에 임하려 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시험이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자. 그동안 학교에서 보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수능시험은 앞으로도 남은 기간이 결코 짧지만은 않지 않은가?

노력해서 목표한 등급을 받는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설혹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그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면, 훗날 고교시절을 돌이켜 볼 때도 후회하는 일은 좀 덜하지 않을까 싶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자. 과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개념을 정리하고 핵심사항을 체계화시켜보자. 그러면 모자라는 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그 모자라는 부분을 좀 더 보충해 보는 거다. 그리고 수험생을 지도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끝까지 놓치지 말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마음이 급한 수험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에 귀기울기 보다는 하루 종일 자신이 모자란 과목만 자기 방식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끝까지 각 과목별로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 보다 좋은 수험전략이라고 본다.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건강을 잘 챙기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 진인사대천명이라지 않는가?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