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최근 우리의 경제 환경은 게임 이론적 환경으로 급속히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모든 경제학 교과서를 통해 신고전파 경제학을 공부하고 신봉해 왔다. 신고전파 경제학에서는 한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많고 또 이를 생산하는 소규모의 공급자가 많아서 각 소비자나 공급자의 행동 하나 하나는 서로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완전시장’을 중심으로 이론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한 기업의 생산 규모는 거대한 규모로 커지고 있다. 또한 인터넷, 모바일 등의 IT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기업들은 더욱 더 글로벌화 되고 있으며, 전 세계는 단일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장은 승자에 속하는 몇 개 기업이 전 세계의 시장을 나누어 가지는 상황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완전시장을 가정하는 신고전파 경제학이 적용되기 어렵고, 소수의 기업이나 소수의 구매자집단이 시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서로 상호작용하며 서로 전략적 사고를 펼치며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기존의 신고전파 경제학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게임이론은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제적이고 전략적인 행동에 관한 이론을 제공할 수 있다. 게임이론은 사람들 간에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체계적으로 예측하기 위해 개발된 이론이며 이러한 게임이론을 통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디자인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만일 당신이 경쟁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면 당신은 게임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독과점 업체들의 시장점유경쟁, 경쟁회사 간의 판매촉진전략, 한국과 미국 간의 무역마찰문제, 첨단제품개발경쟁, 강대국들 간의 핵무기 축소문제, 운동경기에서의 전략선택문제 등은 모두 게임문제의 범위에 포함된다.

그러나 사람이란 물질과 달리 언제든지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수식이나 컴퓨터로 풀어서 해를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게임이론은 개발돼 있지 않으며 또한 앞으로도 개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남녀 간의 삼각관계도 게임문제로 볼 수 있을 것이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수식이나 컴퓨터로 풀어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미리 알 수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정치적 이슈에 대해 게임이론을 적용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게임이론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고 이 이론은 다양한 정치, 사회, 경제문제들을 적절히 해석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국보론’에서 경제를 ‘윈-윈’ 상황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의 이익이 곧 너의 이익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제로섬 게임식 경제 개념을 벗어나야 하며 사람들은 남의 것을 빼앗아서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파이를 늘림으로써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현대의 사회는 비 제로섬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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