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예총, 청주예총서 독립해 내년 창립
“다양한 문화형성” “예산낭비” 찬반 엇갈려

내년 초 청원예총 창립이 가시화되면서 12년 간 한솥밥을 먹었던 청주·청원 예술인들 간에 적잖은 세포분열이 예상되고 있다. 청주예총에 적을 둔 일부 청원군 회원들이 청원예총 창립으로 독자적인 문화세력을 결성, 충북예술계에 새로운 기류를 만들고 있다.

도내 예술인들은 청원예총의 창립을 놓고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견해로 엇갈리고 있다.
청원보다 작은 지역에도 예총이 결성돼 있는데 청원예총 창립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는 반면 청주예총과 청원예총으로 세분화된다는 시각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청원예총 창립이 바람직하다는 예술인들은 청원지역문화의 발전적 방향제시와 청원지역 예술 인구의 확대, 결속력 증진, 독자적 청원문화 형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청원군 출신 한 예술인은 “청주예총 산하의 협회가 회원수가 비대해 회원간에 결속력도 없고 조직이 너무 크다 보니까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조직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세분화될 수 있어야 하고 지역별로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술인은 “예술인들의 인구가 많은 청원지역이 증평예총의 창립보다도 늦어진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며 “청원지역의 예술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단체들이 결성되고 활성화돼 청원문화의 독자적인 색을 갖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청원예총의 창립은 도내 예술단체들의 세분화, 예산낭비, 문화세력 다툼으로 비춰진다는 부정적 견해들도 팽배하다.
지역예술계 한 관계자는 “청원예총 창립이 지난 10월 청원문인협회 창립을 시작으로 갑작스럽게 불거진 것이라 청원예총 창립을 위해 서둘러 각 협회를 결성했다는 여론도 많다”며 “조직이 자꾸 세분화되다 보면 일관성이 없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예술인은 “예총이 회원들의 자비로 운영되는 단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충북도나 각 지자체, 문예진흥기금 등을 받아서 행사를 치르다 보니 단체가 많이 생기고 세분화될수록 자연스럽게 예산 낭비도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청원예총의 창립 배경에 정치적인 논리가 깔려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청주지역 한 예술인은 “청주·청원이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원예총의 창립은 청주와 청원지역의 행정적 통합을 더욱 어렵게하는 걸림돌이 된다”며 “청원군에서 청원예총의 창립을 부추겼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원군 출신 한 예술인은 “청원예총의 창립은 청원군과 청주시의 통합과는 무관하다”며 “청원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 청원예총을 만드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술인도 “청원군과 청주시의 통합이 당장은 쉬울 것 같지 않다”며 “나중에 통합이 된다 하더라도 청원예총으로 지역의 색깔을 갖고 청주예총과 합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청원예총의 창립이 가시화된 것은 지난 10월 청원문인협회(회장 송재윤)를 시작으로 청원국악협회(회장 정환철)·청원사진협회(회장 심효섭)·청원미술협회(회장 김기종) 등이 차례로 결성되면서부터다.

현재 4개 지부의 결성으로 창립을 앞둔 청원예총은 오는 30일까지 청원예총 회장 입후보자를 받은 뒤 내년 1월7일 각 협회별 10명씩 40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해 대의원제로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현재 청원예총 후보로는 심효섭씨(청원사진협회장)와 이세훈씨(청원미술협회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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