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대신 순우리말·역사적 의미 무게…충북도내 8곳 사용
도교육청, 신설 학교 지역 특색·역사 반영 기본 방향 권고

최근 들어 학교 이름을 기존 행정동이나 길이름 등 딱딱한 느낌을 벗어나 순 우리말이나 역사성을 두고 교명을 짓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7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480개(초 269개, 중 127개, 고 84개) 초·중·고교 중 순우리말 교명을 가진 학교는 초교 6개(덕벌, 솔밭, 새터, 샛별, 한벌, 한솔)와 중교 2개(솔밭, 은여울) 등 8곳이다. 이전 학교명에는 독특한 의미를 담고 있기보다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지명이나 학교가 위치한 동네의 특성에서 유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지 교명에 사용한 지명의 유래나 동네 특성을 표현한 단어가 순우리말이어서 교명도 단순히 순우리말을 따른 셈이다.

예로 덕벌초와 한 벌초의 ‘덕벌’과 ‘한벌’은 벌판에 조성된 마을이라는 지명에서 유래했다.

새터초의 ‘새터’는 예전부터 학교 인근을 부르던 이름으로 도로명 주소도 ‘새터로’로 표기돼 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제572돌 한글날을 앞두고 지난 5일 열린 간부 회의에서 “한글의 창제는 백성들의 편리한 언어생활을 위한 세종대왕의 어진 마음의 발로이자 위대한 실천으로 한글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충북 첫 공립 대안학교인 은여울중의 ‘은여울’도 학교가 위치한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의 ‘은탄’을 순우리말로 풀이한 것이 눈에 띈다. 도교육청은 ‘반짝반짝 아이들의 꿈이 365일 흐르는 대안학교’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교명 선정도 주민 의견을 들어 지역 특색과 역사 등을 반영하고 있는 추세다.

도교육청은 신설학교의 경우 주민 공모와 교명선정위원회를 통해 교명을 선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특색과 역사가 반영될 수 있는 교명을 기본 방향으로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도교육청은 진천 출신의 독립운동가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이 만주세 세웠던 신학문 교육기관인 ‘서전서숙(瑞甸書塾)’을 본떠 서전중과 서전고를 신설, 지난해 개교했다.

내년 청주 방서지구에 신설되는 초교의 교명도 지역주민들의 제안에 따라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의 호를 반영해 단재초로 낙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전국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인근 세종의 경우 신설학교 교명 공모 때부터 지역의 특색과 역사가 반영될 수 있는 교명과 세종시의 법정동명을 반영하는 교명에 앞서 부르기 쉬운 순우리말로 된 교명을 우선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이미 사용돼 중복되거나 혼동이 되는 교명은 제외해 학교의 특성을 살리고 있다.

특히 세종에 소재한 초등학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학년별 반 이름도 1~5반이 아닌 한글 초성인 ㄱ부터 ㄴ,ㄷ,ㄹ,ㅁ 등에 순우리말을 붙인 가람반, 나래반, 다솜반, 라온반, 마루반, 바름반, 빛솔반, 사랑반, 새롬반, 아람반, 자올반 등으로 특화돼 있다.

일선 학교현장에서부터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말을 드높이고 세종대왕의 유지를 받드는 뜻깊은 실천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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