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NG(No Graduation)족은 ‘충분히 졸업할 수 있는 여건이 됐음에도 취업, 진로 등의 문제로 졸업을 미루는 학생’을 이르는 말로 국어사전에서는 이를 다듬어서 ‘늑장 졸업족’으로 부르고 있다. 영어에서는 ‘캠퍼스 모라토리엄족’으로 표현한다. 최근 대학생 취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NG족이 되어서 4년에 대학을 떠나지 못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NG족이 확대되면서 대학이 5년제가 되어 가고, 이들을 위해 대학에서는 졸업연기제를 시행해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내가 지도하는 학생 가운데에도 졸업학점은 이수했지만 사이버 강좌를 들으면서 졸업하지 않고 있는 학생이 2명이 있다. 이들은 학교에서 근로를 하고, 주말에는 편의점 알바를 한다. 그리고 둘 다 상담시간에 자신들이 학교에서 근로 한다는 것을 숨기고자 했다.

지난주에 3명의 학생이 휴학하겠다고 찾아왔다. 한명은 1학년 학생으로 11월에 입대 예정이라서 휴학을 하고, 한 학생은 4학년으로 공무원 시험공부를 위해, 그리고 3학년 여학생은 진로를 생각하기 위해서 휴학하겠단다.

1학년 학생에게는 입대 전에 비행기도 타보고 원 없이 놀라면서 휴학 신청서에 도장을 찍어 주었다. 4학년 학생에 대하여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어느 정도했는지를 물었다. 대답은 이제 준비를 하겠단다. 그리고 공무원을 직업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물었다. 행정학과에 다니기 때문에 선택하였단다. 늦깎이 4학년 2학기에 휴학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교훈을 휴학하러 온 학생에게 이야기했지만 학생에게는 대안이 없는 듯하다. 이러한 부류의 학생은 1년이 지나서 복학을 하고 학점을 이수해 졸업 조건을 채워도 NG족으로 학교에 남는 경우가 많다.

3학년 여학생은 전공과 무관하게 연극, 각종 행사 기획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다. 1학년부터 연극 동아리에 참여해 연출 등 행사 기획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다. 휴학 이유를 물어보니 서울에 있는 여러 기획사에서 경험을 얻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지를 찾아보고 싶어서 휴학을 했으면 한단다. 보호자의 승인을 얻은 것인지만 물어보고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이 여학생과 같이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휴학을 한 학생이 NG족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빨리 수료하고 졸업하기를 원한다. 

많은 학생이 취업이란 명분을 내세우면서 대학을 떠나지 못하고 NG족이 되거나 휴학을 한다. 이들 상당수 학생의 공통점을 보면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NG족의 시간이 취업이나 삶에 긍정적인 시간이 되기보다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에서 실수를 일컫는 NG가 되거나 NG(No Good)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비전과 목표를 줄 것인지 이 가을에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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