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꾀하는 충북교육…유럽서 미래 교육을 배우다
변화 꾀하는 충북교육…유럽서 미래 교육을 배우다
  • 최영덕 기자
  • 승인 2018.09.30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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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도보여행을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비영리재단인 ‘쇠이유(Seuil)’협회의 걷기 프로젝트.

 

도보여행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

프랑스 ‘쇠이유’

 

걷기 통해 어른들과의 새로운

관계 형성·이해 기회 제공

 

 

공교육 안에서 대안교육

프랑스 ‘프레네’

 

핵심 목적, 시민의식·평화 교육

학생이 수업 이끌고 교사는 조언

 

 

학생 자주성 존중 자유학교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학부모가 학교 정하고 운영 감시

다양성 속 공통점·통일성 특징

충북교육이 미래를 꾀하고 있다. ‘아이들이 웃으면 세상이 행복합니다’를 슬로건으로 ‘신나는 학교, 함께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교육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자존감을 높여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미래 교육’을 위해 2기를 맞은 김 교육감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첫 공립 대안중학교인 은여울 중학교 운영에 이어 공립형 대안고등학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공교육 평준화를 넘어 대안고가 새로운 교육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김 교육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프랑스와 덴마크의 대안교육 현장을 탐방하며 공립 대안고 설립의 밑그림을 구상했다. 교육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프랑스와 덴마크의 교육 시스템을 살펴본 충북교육이 미래 교육을 위해 첫 발을 내딛었다.

①프랑스 비영리재단 ‘쇠이유’…도보여행을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으로

‘쇠이유(Seuil)’는 프랑스어로 ‘경계’ 또는 ‘문턱’이란 뜻이다. 이곳은 유럽의 모든 나라가 겪는 청소년 문제에서 문턱을 뛰어넘어 사회의 일원으로 성공적인 편입을 희망하는 차원에서 2000년부터 쇠이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나는 걷는다’의 저자인 베르나르 올리비에(Bernard Olivier)씨가 있다.

올리비에씨는 걷기가 청소년의 인격 형성에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말한다. “보통 85%에 달하던 청소년 재범률이 쇠이유 프로젝트를 거친 청소년에서는 15%로 크게 낮은 것에서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비에씨는 자신의 일상 세계를 벗어나서 걸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의 힘을 느껴야 한다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을 단서 조항으로 제시한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국외에서 1천800~2천㎞의 거리를 걷는 일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청소년은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과 자기 존엄성을 회복한다.

쇠이유 협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14~18세 사이의 모든 청소년이 90~105일 동안 하루 20~25㎞를 걷는 것은 완벽하게 달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의 격려와 칭찬도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스마트폰 없이 문턱을 넘는 데 힘을 실어준다.

단, 프로젝트 기간 스마트폰과 음악 듣기, 음주나 마약 등은 물론 안 된다.

쇠이유의 목표는 뚜렷하다. 같은 장소와 시간이 반복되는 집을 떠나 새로운 언어, 새로운 국가, 새로운 사회의 문화를 접해 새로운 사고방식에 눈을 뜨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걷기 전에는 ‘어른은 나의 적(敵)이고 대화가 안 되는 상대’라고 치부하지만 걷기를 통해서 완전히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이해하는 단계로 발전한다. 이것이 쇠이유가 목표로 하는 치유 여행의 핵심이다. 이후 이 프로그램은 폴란드 등 인근 국가로 전파되는 성과를 올렸다. 벨기에서는 프랑스보다 먼저 이런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홍길의 희망원정대’ 등 개인이 만든 단체에서 쇠이유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 사례는 있으나 본격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았다.

②창의교육 ‘프레네’…이것이 미래교육이다 ‘마리퀴리 초등학교’

프레네 교육에 주목하는 이유는 ‘공교육 안에서 대안적인 교육’으로 출발했다는 데 있다.

같은 공교육 개혁 모델이지만, 발도르프 학교는 기존 학교체제 밖에 있는 별도의 사립학교 형태로 설립된다는 점에서 프레네 교육과는 차이가 있다.

프레네 교육은 기존의 공립학교를 프레네 방식으로 바꾸거나, 교사가 학급에서 프레네 방식을 실천하는 형태로 이뤄져 다양한 방식의 접목도 가능하다.

파리 외곽 보비니 지역은 프랑스에서 대표적인 서민주거지역에 속한다. 이곳에 자리 잡은 공립대안학교인 마리퀴리 초등학교는 전교생 280명의 크지 않은 학교지만 학생들의 국적은 프랑스를 제외한 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망라돼 있다.

프레네 교육의 가장 중요한 핵심 목적은 시민의식과 평화를 위한 교육이다.

1896년 프랑스 남부지방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프레네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을 당한 뒤 그 경험을 토대로 어린이들에게 복종하는 교육을 철폐하자는 의식을 갖게 됐다.

이후 한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시스템 만들고자 1966년부터 일생을 일선 교사로 재직하며 현재의 프레네 교육을 완성했다.

베로니케 교장은 프레네 교육프로그램 중 중요한 하나는 자유 글쓰기와 이를 엮은 인쇄물 만들기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자유 글쓰기를 통해 추상적인 내용을 본인 스스로 구체화할 수 있고 글의 ‘기승전결’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된다. 표현력은 자연스럽게 향상되며 공유하는 과정에서 발표력과 상호 소통의 방식도 얻게 된다.

다음은 ‘과목 만들어가기’. 하나의 과목을 따르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시험해 보면서 자신만의 과목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다음 단계는 개별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학교 내 모든 단체나 그룹은 정해진 프로그램이 아닌 자율적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과정이 거친다.

이 과정은 개별화된 학습과 테스트를 거치며 나뉘는 레벨에 따라 또다시 새로운 방법들을 창출하는 과정을 만들어 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함께 배우는 학습시간 속에서도 개별화된 과제를 동시에 이행한다.

자유 의지를 중요시한 프레네가 강조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통해 길러진 민주적인 아이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반세기 만에 교육의 주체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 학교의 수업은 수업시간을 이끌어 가는 중심축이 교사가 아닌 아이들 스스로였다.

교사는 학생들을 지켜보며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조언만 한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동 작업을 통해 상상력을 동원하고, 관계성을 형성하는 것도 수업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동기를 북돋아 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역할을 맡는다.

베로니케 교장은 “교사는 아이들이 느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게 하려 노력한다”며 “결국 학습은 양이 아니라 스스로 동기를 찾아 자율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는 데서 학습 효과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③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

“에프터스콜레의 1년은 일생의 7년과 맞먹는다. 이곳을 통해 1년간 학생들의 책임감과 자존감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 일생의 7년 투자와 맞먹는 효과가 1년에 이뤄진다.”

에프터스콜레는 덴마크에만 있는 독특한 교육제도 형태다. 의무교육 단계의 제9학년과 독자적인 제도인 10학년의 학생들이 다니는 우리나라로 보면 기숙형 중학교다.

에프터스콜레는 반항심과 독립심이 왕성하지만, 아직 판단력이 충분하지 않은 15~16세의 아이들이 대상이다. 1853년 첫 에프터스콜레가 설립된 이래 현재는 250여개 학교가 있다.

에프터스콜레는 원칙적으로 시험이 없지만 졸업할 때에는 의무교육 과정을 마쳤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전국적으로 같은 국가시험을 치른다. 에프터스콜레의 특징은 학생의 자주성에 대한 존중이다. 내버려 둔다는 의미가 아니라,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덴마크 교육의 중심에는 정치가이자 교육가인 그룬트비(1783~1872년)와 크리스텐 콜(1816~1870년)이 조국의 역사와 종교 아래 자유교육의 이념을 자유, 평등, 사랑에 기본 축을 둔 것이 바탕이 됐다.

“교육은 의무이나 학교에 가야 하는 의무는 아니다. 교육의 선택권이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뜻한다. 헌법에도 교육의 책임은 학부모에게 있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피터 피더슨 프리스콜레협회 회장은 “책임소재를 학교 자체보다는 학부모에게 먼저 지워 자율성을 보장하되 교육의 주체가 학부모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일반적 대중의 관점보다 소수의 그룹이더라도 교육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 학교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덴마크 내에는 이 같은 프리스콜레(자유 학교)가 340여개에 달하며 전체 학생의 약 18% 정도인 5만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며 “프리스콜레는 공교육 교과과정을 기본으로 하되 그 틀 안에서 교과나 교사 임용 등을 학교총회의 결정에 따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다양한 자유 학교 중 기본적인 가치에 따라 스스로 학교를 정하는 일차적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 선택했다면 제대로 운영 되는지 감시해야 할 책임도 있다.

두 가지 요소가 자율에 관한 원칙이라면 다음은 신뢰다. 정부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학부모와 학교, 정부가 서로 신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피터 피더슨 회장은 강조했다.

현재 자유 학교가 정부에서 75%의 비용을 지원받는 이유도 공교육과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신뢰가 바탕이다.

덴마크 지역의 경우 2007년 지역 통폐합 이후 폐교한 학교의 상당수가 자유 학교로 전환되면서 공교육 없이 자유 학교만 있는 지역도 상당히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유 학교가 강조하는 다른 하나는 사회적 민주시민 양성이다. 다양성 속에서도 같이 모일 수 있는 공통점과 통일성이 덴마크 자유 학교의 특징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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