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인구 감소와 도시 공동화 등의 영향으로 농촌 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초등학교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도시 외곽의 신도시나 신규 아파트 입주 지역으로의 이동 등으로 도시에 있는 오래된 초등학교의 학생 수 감소도 급격히 늘고 있다. 실제 이 같은 현상은 대도시인 서울 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공교롭게도 학교의 역사가 깊을수록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충북도내에서 100년 이상 된 초등학교는 모두 27곳이다. 올해 이들 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6천687명으로 30년 전인 1988년보다 71.8% 1만7천30명 줄었다. 학생 인구 절벽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다. 1907년에 개교해 11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청주 주성초는 30년 전 재학생이 1천898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193명까지 줄었다. 감소율이 거의 90%에 달한다. 주성초는 30년 전 만해도 청주의 가장 중심지역에 속했으나 현재는 도시의 확장으로 구도심에 속하는 지역이다.

보은군의 관기초, 괴산군의 연풍초 등도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다만 1911년 개교한 진천 상산초는 활발한 기업유치, 혁신도시 조성 등 이 지역 개발 호재에 힘입어 20.9% 감소에 그쳤다. 이들 학교는 유구한 역사만큼 명문학교로 이름난 곳이지만 학생 수가 감소한 데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이농현상과 저출산, 구도심 공동화 현상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과거 소규모 학교의 일방적 폐교방침을 중단하고 행복교육지구 사업 등과 연계해 특성화 학교로 유지, 발전시켜간다는 방침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학교가 100년 이상 유지됐다는 것은 마을과 지역도 100년 이상 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년간 쌓아온 마을 공동체와 학교의 역사가 학생 수 감소라는 이유로 사라지게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학교 자체가 근대와 현대를 잇는 산 역사 교육장이 되는 것이다.

역사와 무관하게 일부 소규모 학교의 경우 이웃학교와 자율통합을 추진하기도 한다. 충북 충주에서는 강천초등학교를 자발적으로 폐지하고 내년 3월 1일자로 앙성초등학교와 합친다는 행정예고가 진행 중이다. 강천초 학부모(17가구)의 64.7%가 통합에 찬성했다. 김 교육감 부임 이후 소규모학교 자진 통합 사례는 다섯 번째다.

학교 간 자율통합으로 학생 수가 감소한 학교를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을에 학교를 없애는 것은 마을이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 젊은이들이 귀농을 하고 싶어도 자녀의 학교 문제로 귀농을 피할 수밖에 없다. 학생 수가 아무리 적어도 교육청은 학교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복교육지구 사업과 연계를 하든지, 소규모 학교라서 빛날 수 있는 특성화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면 농촌의 학교를 자연과 함께 하는, 자연친화적인 특별한 학교로 변화를 주어 도시에서 아토피가 심한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준다면 학교에 학생이 넘칠 수 있다. 실제 문의면에 비슷한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남으로만 몰리는 교육문제해결을 위해 교통·주거 개선을 위한 막대한 투자와 함께 강북권 학교가 명문학교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 예산을 대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단은 작은 학교도 중요하다는 관심과 그에 걸 맞는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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