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을 대형 유통매장에 빼앗기면서 재래시장 상권이 위기에 봉착해 있다. 대형매장이 다양한 제품, 원스톱 쇼핑의 편리성, 수시로 여는 할인행사, 다양한 이벤트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면서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재래시장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좌판 행상을 하면서 여러 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대학까지 졸업시켰다는 억척스런 미담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접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가 됐다. 한마디로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지역마다 대형 유통매장 입점 소식만 들리면 생존권을 건 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행정기관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적법한 신청에도 상인들의 반발이 심하고 유권자인 그들을 무시할 수 없는 선출직 단체장들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같은 사유로 인·허가를 불허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패소가 불을 보듯 뻔한 소송과 그에 따른 담당자들의 징계 등으로 이어져 이만저만 골치 아픈 게 아니다.

그래서 각 자치단체마다 재래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시장 시설의 현대화, 즉 아케이드·주차장 설치와 상품권 발행을 앞다퉈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재래시장의 사정은 어떤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극심한 경기침체 탓도 있겠지만 대형 매장에 빼앗긴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데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사정이 다소 나아졌더라도 예전의 상권을 되찾는데는 불가항력인 것이다. 시설이 조금 좋아졌다고 이미 대형매장의 단골이 돼 버린 소비자들의 발길을 한꺼번에 돌릴 수 있겠는가. 재래시장 상인들이 만족하지 못할지라도 자치단체에서는 그들의 상권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게 사실이다.

앞으로 더욱 요구되는 것은 시장 상인들 자구노력이다.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 말고 손님이 찾게 만들어야 한다. 각 점포마다 일제히 할인행사에 나서는 한편 재래시장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품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 ‘증평 장뜰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케이드 준공에 맞춰 점포사진과 전화번호가 게재된 대형 홍보 전단을 소비자들에게 배포하고 점포마다 품목의 특색을 살리는 등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에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재래시장 활성화는 상인들의 변화 시도와 주민들의 적극적 관심이 필수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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