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있나?
[박홍윤 교수의 창]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있나?
  • 충청매일
  • 승인 2018.09.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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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2005년 이주성 국세청장은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부동산투기는 수요측면에서 국민경제 생활에 해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동산 투기소득에 대해 철저히 과세해 세금으로 환수함으로써 투기수요를 억제해 나가겠다”라면서 투기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공언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투기와 집값은 끝까지 잡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책을 마련했습니다"고 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집값을 잡지 못하면 더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

경제학적으로 국가 정책은 시장이 완전경쟁체제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위 시장 실패에 대응해 시장을 바람직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부동산 정책과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책이 이러한 시장실패를 해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를 정부 실패라고 한다. 우리는 정부 실패를 보면서 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정부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는 다시 시장 메커니즘을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지 공급이라는 시장 메커니즘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으로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는 없는 듯하다.

이번 정책은 1천300만 주택 보유자 가운데 2%를 대상으로 세금으로 투기와 집값을 잡겠다고 한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들은 모두 부동산 정책이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장은 가장 인간적인 곳으로 인간의 이기적 본능에 의해서 움직인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정책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되어 인간의 이기심을 억제하고 이타주의에 의해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공익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시장은 이러한 인간의 동정심이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더욱이 정책에는 의도하지 않은 파생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부동산 정책이 정부 개입으로 발생하는 잠재적이고 비의도적인 효과나 부작용에 의해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효과를 억제하곤 했다. 이러한 파생 효과는 단기적이기보다는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정책이 미치는 영향에 주의해야 한다.

지금 정부와 여당은 수도권 집값과 부동산 가격을 정책이란 수단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정책은 만병통치가 될 수 없고 정책이 시장을 이긴 적도 거의 없다.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과 투기를 하는 돈 많은 사람이 아는 이 사실을 정책결정을 하는 위정자들만 알지 못하는 듯하다. 이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한다면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강력한 규제는 규제의 악순환으로 파생 효과만 키울 수 있다. 다른 정책과 달리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힘과 정책의 한계에 대한 이해가 더 많이 요구되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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