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과 음성지역이 제2선수촌 유치를 놓고 시끄럽다. 3천5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될 계획이라니 양 지역에서 사생결단을 할 만하다. 그러나 유치경쟁이 도를 넘어 이전투구양상이다.

이웃 간에 서로 헐뜯고 싸우면 결국 지역 이미지만 실추될 뿐이다. 진천과 음성이 제2선수촌 후보지로 압축됐다고 하지만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 이득될 게 없다. 페어플레이를 중시하는 체육계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도민들은 걱정하고 있다.

지난 주 발표된 태권도공원 조성 1차 후보지 선정 결과 진천과 보은이 탈락된 원인을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6년 전부터 진행된 정부의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에 전국 2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를 신청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충북지역에서는 진천과 보은 두 곳이 유치전에 뛰어들어 홍보 등에 수십억원의 돈을 썼다. 결과적으로는 최종도 아닌 1차 후보지 선정에서 탈락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진천과 보은은 자신들의 지역에 태권도공원이 들어서야 하는 당위성보다는 상대지역에는 안된다는 네거티브 홍보에 열을 올렸다.

상대방 깎기에 열중한 결과가 바로 1차 후보지 탈락이다. 돈은 돈대로 들이고 지역끼리 감정만 상하게 된 것이다. 태권도공원 후보지 선정에 정치적 논리가 개입됐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 같은 사안이라도 승자의 변명은 해명으로, 패자의 변명은 말 그대로 변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전반적인 사회현상이다. 패자는 변명이 많을수록 더 추한 대접을 받는다.

진천과 음성지역에서 벌써부터 제2선수촌 후보지 탈락을 염두에 둔 듯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유지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정치논리 운운하며 만약에 탈락되면 전 군민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한단다. 먹고살기 바쁜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군민들이 이들이 표현한 ‘대처’에 나설 것인지 모르겠다.

선수촌 유치를 위한 묘책 찾을 궁리는 하지 않고 미리 패배의식에 젖어 책임을 전가하려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 이상의 지역분열을 막기 위한 충북도의 중재도 일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최종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성숙된 지역주민 의식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내 지역의 장점을 강조하는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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