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4일 충북도는 민선7기 경제정책 방향으로 ‘전국대비 4% 충북경제 완성, 2030년 5% 도전’을 발표했다. 충북은 여러 가지로 불리한 조건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2, 3번째 규모의 대형 댐과 백두대간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많은 면적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유로운 곳인 미호천유역은 하천의 수질오염으로 개발 가능량이 제한되어 있고, 남한강 충주댐 하류지역은 곧 수질오염총량제로 개발허용량이 제한 될 것이기에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경제 5% 도전은 불가능한 것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렵지만 가능하다. 여러 가지 환경규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어떻게 기회로 전환시킬 것인가 인데, 여기에는 매우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충북은 이제 자연환경의 보전 없이는 개발이 어렵고 4% 조차도 달성이 불가능하겠지만, 환경보전 전제의 경제성장은 이미 세계적 의제이며 거스를 수 없다. 여기서 ‘피할 수 없다는 즐겨라’ 라는 역발상과 용단이 필요한 것이다. 충북은 환경규제지역이 많기 때문에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고, 환경보호를 전제로 한 발전 전략 즉, 지속가능한 친환경 발전전략에 대한 도민의 공감대 형성과 정책 참여에 유리한 조건에 있다.

많은 학자들이 예언하기를 미래는 환경이 성장의 제한요소이자 동력이 될 것이라고 한다.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고 이용하는 지역은 새로운 성장단계로 도약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쇠퇴할 것이라고 한다. 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충북은 다른 지역보다 먼저 앞서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약점으로 작용했던 자연환경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호천유역은 충북경제의 72%를 차지하는 곳이지만, 곧 환경용량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예전에 살던 미호종개와 황새가 사라진지 오래고 하천에서 잡은 물고기는 먹을 수 없다. 미호천으로 유입하는 작은 하천들은 가축분뇨와 생활하수로 몸살을 앓고 있고, 농촌마을 곳곳에 불법 폐기물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친환경 성장동력으로 전환한단 말인가?

해법은 가까이에 있다. 다행히 충북에는 깨끗한 환경의 지표종인 황새와 미호종개가 남아있다. 아직 야생 상태에서는 살 수 있는 여건은 안 되지만 한국교원대학교와 미호천 일부 지역에 서식하면서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황새가 야생에 서식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자연생태계가 회복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친환경, 유기농업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일본의 경우 황새가 날아다니는 지역의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에 비해 1.7배, 황새 상표의 6차 상품(사케)은 7배 비싼 가격에 팔린다. 친환경먹거리에 대한 수요는 이미 충분하다. 다만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인데, 황새는 다른 어떤 환경 인증서보다 믿음을 준다. 만약 2030년에 대청호와 충주호, 미호천과 달천, 그리고 강원도로 연결되는 강호축에 황새가 날아다닌다면 이는 충북의 새로운 이미지와 상품이 되어 충북경제를 이끌 것이다.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황새복원센터를 잘 추스르고, 차분히 그러나 용기 있게 준비한다면 충북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경제 5% 도전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