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흔히 볼 수 있는 것 또는 평균적인 것과 구별되는 것을 특별한 것으로 부른다. 현대는 이 특별한 것을 찾는다. 특히 최고 또는 남과 다른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경우에는 그 성향이 남다르다. 그 결과 다른 나라에 없는 서울특별시가 있다. 세계의 도시명으로 특별이라는 의미가 도시의 공식 이름으로 들어간 경우는 찾기가 쉽지 않다. 중국의 경우도 남경, 광주, 상해 등의 대도시를 특별시로 불렀으나 비민주적이라고 하여 특별이란 말을 없앴다고 한다.

특(特) 자를 붙이는 것을 보면 보통보다 크거나, 특제 소스와 같이 비밀스러운 것, 특실, 특석과 같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와 같이 차별을 보여주기 위한 경우가 많다. 오늘날에는 남과 다른 것에서 경쟁력을 찾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아서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표현하는 블루오션, 최고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그것을 쫓아가고자 하는 벤치마킹, 특정 분야의 인재와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한 특성화고등학교 등에서 볼 수 있다. 종종 특별반, 특별 손님과 같이 예외나 차별을 강조하기 위해 특별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개중에는 왜 특별이라는 말을 붙였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상설화되어 있는 국회와 지방의회에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이다.      

의미 그대로 무엇인가 다른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특 자를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지는 않지만 특별하지 않은 데 특별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나 차별을 조장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해서 특 자를 붙이는 것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원조’가 아닌 ‘최초 원조’라고 부르거나, ‘100% 참기름’을 넘어서 ‘특제 순 100% 참기름’을 강조하고, ‘세상에서 특히 제일 가장 훌륭한 사람’으로 치사하는 축사를 듣고, 신문마다 있는 특별 분양 광고를 보면 무엇이 특별한 것인지를 알 수 없다.

지금 정치와 행정분야에 많은 특별위원회가 있다.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재정개혁특별위원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등 셀 수 없이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특별조사단과 같이 사회적 이슈화되고 있는 것을 다루는 특별 조직의 활동을 보면 시원한 해결방안이나 객관적 사실을 밝히고 마무리하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이는 위원회 조직이 가지는 기본 속성으로 책임성 확보가 어렵고, 위원 간에 합의점을 찾을 수 없어서 대부분 결정이 혁신적이기보다는 점증적으로 이루어진다는 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이들 위원회 조직이 의사결정의 민주화란 명분을 내세워 책임 회피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특별한 조직이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 사회체제에서 일반적인 것보다 특별한 것을, 권리보다 특권을, 원칙보다 특별한 예외를, 일반석보다 특석을 강조하게 되면 우리는 평등과 권리 그리고 원칙 모두를 잃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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