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추진하는 ‘태권도 공원’ 1차 후보지 발표에서 충북  진천군과 보은군이 모두 탈락했다. 태권도 공원 유치를 위해 지난 몇 년간 군정역량을 총동원했던 진천군과 보은군이 느끼는 허탈감은 말할 것도 없고, 충북도민들의 실망감 또한 매우 크지 않을 수 없다.

진천군과 보은군을 비롯한 전국의 17개 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전을  벌인 결과 1차 후보지로 경북 경주, 전북 무주, 강원 춘천 등이 선정됐으나 결정 과정과 결과에 대해 흔쾌히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특히 진천군은 당초에는 1차 후보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상 발표 단계에서는 배제된 경위와  평가 기준 등을 공개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충북 입장에서는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과 태권도 공원 유치 실패 등 국책사업에서 잇따라 배제되는 현상으로 인해 충격의 강도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문화관광부는 태권도 공원 후보지 평가기준과 선정경위를 공개해 ‘정치적 각본’ ‘나눠 먹기식 결정’이라는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 태권도 공원  유치 실패의 경험에서 다시 확인된 부분은 충북도의 통합조정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과연 충북도가 광역행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를 묻게 된다. 충북도내에서 복수의 자치단체가 태권도 공원 유치운동을 벌이며 서로 대립하는 것과, 다른 경쟁 지역처럼 단일화를 이뤄 유치운동을 벌이는 것에는 크나큰 결과의 차이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충북도는 단일화 조정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었고, 결과는 충북지역이 모두 탈락하는 최악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서만도 신행정수도 후보지 충북배제와 위헌결정, LG전자 청주공장 이전결정, 태권도 공원유치 실패 등 일련의 과정에서 충북도가 보여준 무기력증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충북출신 국회의원들의 역량에 의심이 가기는 마찬가지다. 자칭 중진 의원에다가 여당 내에서 실력자 행세하는 의원들의 평소 목소리에 비하면 지역현안 챙기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역발전과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다면, 광역자치단체와 정치권의 무책임과 무기력증이 얼마나 큰 병폐 요인인지를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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