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선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2018년 하반기 책읽는청주를 이끌어갈 일반부문의 대표도서로 지역작가인 김혜정 작가의 ‘오늘의 민수’가 선정 됐다. ‘오늘의 민수’는 민수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62세 철부지 노인 ‘김민수’와 일찍 철이 든 애어른 15세 ‘주민수’의 만남을 통해 세대와 나이를 뛰어넘는 특별한 우정을 흥미롭게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고집불통에 안하무인이지만 일에서만큼은 프로인 노인 ‘김민수’ 그리고 중2병은 남 얘기인 듯 상냥하고 다정한 모범생 열다섯 소년 ‘주민수’. 이들의 처음은 반세기에 가까운 나이 차만큼이나 공감대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특히 애니메이션 감독인 노인 김민수와 만화가를 꿈꾸는 소년 주민수의 공통 관심사가 ‘만화’라는 것도 주요한 계기가 된다. 나이도 세대도 성격도 서로 다른 이들 두 ‘민수’가 빚어내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들은 ‘나이를 먹는 것’과 ‘철이 드는 것’이 늘 정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유쾌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같은 이름, 그러나 전혀 다른 느낌의 두 ‘민수’의 만남과 우정, 갈등을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 속에 흡인력 있게 녹여내며 이를 통해 새삼 ‘성장’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한다. ‘성장’은 나이와는 별개로 내면이 한 걸음 나아가는 일이기에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현재진형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주어진 바로 ‘오늘’의 생각과 사건 속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원하는 것을 이루거나 새로운 것을 깨닫고 마음의 변화를 경험한다. 무릇 사람을 이해하는 일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으며 꼭 ‘어른들은 모르는 우리들만의 세상’에서만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열고 감정을 공유할 때 비로소 진정한 우정을 쌓을 수 있고 그것이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너무도 다른, 그러면서 동시에 둘도 없이 닮은꼴인 두 민수와의 만남을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마음 속에 그것에 대한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는 ‘오늘의 민수’를 청주시민 모두가 읽고 함께 생각을 나누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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