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시내버스 요금이 이르면 이달말부터 대폭 인상될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다.
충북도는 지난 7일 경제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청주지역 일반 시내버스 요금을 현재 700원에서 850원으로 올리는 등 평균 17.7% 인상키로 확정했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쓰레기 봉투값, 학교 등록금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필수적 공공요금이 일제히 인상되는 상황에서 시내버스 요금마저 인상되자 서민들사이에선 이제 갈 데가 있으면 걸어다니고, 한겨울에도 싸늘한 냉방에서 지내야 하느냐는 푸념이 터져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자가용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주이용객인 중·고등학교 학생들마저 승합차 통학이 증가하면서 시내버스 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가계 현실을 충분히 살펴보고 이를 적극 반영, 인상폭을 결정했어야 옳다. 그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며 주민본위 행정이다. 수치상으로 단순히 150원 정도 올린 것에 불과하다고 할 지도 모르지만 지금 서민들에겐 단 돈 100원이 크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연례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14억명의 노동자가 하루 2달러도 벌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5억5천만명이 하루1달러 정도로 연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 2천원을 벌기 위해 온갖 고충을 겪고 있으며 하루 1천원으로 먹고 자고 입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 상황도 이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든 지방자치단체든 경제정책은 서민의 현실을 냉철하게 헤아려 반영하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 충북도는 시내버스 요금 인상 이전에 다른 대안은 없는 지 우선 고민하고 주민들의 여론을 적극 수렴했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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