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된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짧았던 장마가 끝나자마자 찜통더위가 이어져 31일 현재 모든 내륙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전망될 때 내려진다.

보건당국은 각 지역별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하지만 평년보다 4∼7도가 높은 기온 탓에 사망자는 물론 동물 폐사가 속출하고 있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사망자 6명을 포함해 모두 80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하루 온열질환자가 100명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온열질환자가 조만간 1천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온열질환은 모든 연령대에서 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등의 증세로 나타나는데 특히 50대 이상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지난 16일 오후 4시께 세종시에서 보도블록 작업을 하던 한 인부가 열사병 증세를 보인 후 이튿날 숨졌다. 지난 17일에는 오후 어린이집 차량에 7시간 방치된 4살 어린이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폭염에 의한 건강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며 “물 자주 마시기, 항상 시원하게 지내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의 건강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위험시간대(12시∼오후 5시)의 활동을 줄여야 한다. 특히 독거노인, 아픈 사람, 연약한 사람은 주변사람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방문하거나 전화로 건강을 확인해 도움을 줘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20일 현재 돼지 7천128마리, 닭 104만750마리, 오리 3천800마리, 메추리 2천 마리 등 총 110만 5천878마리다. 가축폐사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가축이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질병 발생은 물론 생산성과 번식 능력이 저하되고,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축과 축사관리 요령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충북에서도 온열질환 환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2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됐다.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폭염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계층은 전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없는 극빈층과 노약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축산농가의 온도저감시설 설치 등과 관련한 전기요금 인하가 절실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요금에 대한 특별배려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재난에 가까운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올여름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 등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축산농가, 저소득층 등이 사용하는 전기요금의 누진제를 완화해 준다면 취약계층이 폭염을 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냉방기구 사용 증가로 서민가정의 전기료 폭탄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한시적으로나마 누진제를 개편해 사회적 취약계층이 더위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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