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이 또 왔다. 조심을 한다고 해도 사소한 부주의나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화재가 발생하곤 한다. 소방업무 담당자들이 가장 예민해지고 바쁜 계절이다. 최근 소방업무는 단순히 불을 끄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교통사고현장에 출동해 환자를 구조, 이송하고 잠긴 문을 열어주며 애완견까지 찾아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소방대원들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업무는 사실상 범위가 사라졌다. 소방대원에게 ‘만능 해결사’라는 애칭을 붙여도 공치사라고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이들을 믿어서인지 자신이나 주변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이들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으면 앞다퉈 책임론을 제기하고 불평을 털어놓는 정도 또한 다른 분야 공무원들에게보다 더 심하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지 우리가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출동, 깔끔하게 일 처리를 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과정에서 부상을 입었을 때 치료할 수 있는 경찰병원이나 군인병원같은 전문병원이 없고 순직자 예우도 그저 위로금 몇 푼으로 때우고 있는 것은 하루이틀도 아니어서 따지고 싶지도 않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들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 지원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도내 일선 소방서에서 쓰이고 있는 차량용 무전기 상당수가 낡아 제구실을 못한다고 한다. 10대 중 7대 가까운 꼴로 이런 상태라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휴대전화 일반화에 비춰 당연히 공공통신도 그러려니 할 것이라는 우리의 안이한 발상으로 여태껏 이 부분을 짚어보지 않은 것 같아 민망하다.

통신수단은 만일의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장비이다. 현장과 지휘부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우왕좌왕할 것이 불을 보듯 훤하다. 통신장비 외에도 소방대원들이 구비해야하는 긴급 구난 장비체계의 실상은 어떠한지도 궁금하다.

피해는 결국 우리 몫이다. 열악한 근무환경은 무관심이면서 만능을 기대하는 것은 몰염치이다. 주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일을 하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지원은 해주고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한번 소방대원들이 하는 일을 생각해 볼 때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