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문부과학상인 나카야마 나리아키씨가 지난 11월27일 행한 한 간담회 연설에서, “최근 들어 일본의 역사교과서에 ‘종군위안부’와 ‘강제연행’ 등의 표현이 줄어든 것은 잘된 일”이라고 망언을 해 한·일 양국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정치가들의 망언은 그 역사가 길기에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미 1951년 9월 당시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총리가 국회 연설 시 한·일 회담의 시작을 알리면서 한국인을 ‘뱃속의 벌레’로 비유한적 있으며, 이러한 망언은 망언을 낳으면서 줄기차게 이어졌다.

또 2003년 5월31일에는 아소오 타로오 당시 정조회장(政調會長)이 도쿄대학 강연에서 한·일 합방 당시의 ‘창씨개명’에 대해, “조선인들이 (일본식)성씨를 만들어 달라 했던 것이 원래의 시작이다”라고 하는 등 망언은 끝도 없이 어어지고 있다.

이번 망언의 주인공인 나카야마씨는 지난 9월 제 2기 코이즈미 내각의 각료로 취임될 때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미래를 생각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문화입국’실현을 위해 전력을 쏟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올바른 방향의 교육·문화입국이 아니라, 코이즈미 수상과 코드를 맞춘 우경화 교육을 의미하는 것임을 이번 망언으로 알게 됐음이니, 그것만으로도 소득이라면 소득일 것이다.

결국 문부과학상의 발언은 일본 역사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비하한다는 ‘자학사관’을 버리고 황국사관으로 되돌리겠다는 다짐이었으니, 일본정치가들의 역사인식이 얼마나 퇴행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지 확연하다.

일본은 천황제와 신토오를 신봉하는 한 절대로 우익정치가들의 사상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작금의 일본 사회 분위기이다.

한쪽에서는 욘사마신드롬으로 한류 열풍이 불 때, 한쪽에서는 한국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망언이 계속되고 있음에 주의를 요한다.

욘사마신드롬도 알고 보면 일본 남성들이 잃어버린 순수성과 책임감, 친절함에 대한 60∼7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퇴보적 인식이요, 일본 정치가들의 망언 또한 메이지 이후부터 일제 때의 영광(일본인들만의)에 향수를 느끼며 일본 우경화로 매진한다는 점에서 매우 퇴보적인 역사인식이라 할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태평양전쟁 때 한국인 군인, 군속,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 전쟁 피해자와 유족 35명이 제기한 보상청구소송이 일본 대법 재판부에 의해 겨우 10초만에“기각, 소송비용 원고부담”이라는 짤막한 선고문으로 끝났음과 궤를 같이한다.

일본의 성인 여성이나 정치가, 사법부 모두가 퇴행적 사고를 하고 있음은 매일반이다.

요즘 역사를 뒤로 되돌리고 있는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극우화되는 일본으로 인하여 언제가 또 다시 세계적으로 큰 혼란이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하는 것 같다.

특히, 일본사회는 이들 한 줌의 우익정치가들이 이끌어 가고 있음에 우리는 순진한 마음을 접고 표독하게 변하는 이웃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인식의 퇴보에 대해 적절한 대책과 지혜롭고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 팔 현 <충북대 정치외교학과·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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