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복합, 거대화되고 도시환경의 질적 향상을 추구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분야로 도시설계가 탄생했지만, 이는 도시계획과 건축이 추구하는 개념과 어쩌면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한 몸체를 이루면서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다르게 규모적 차이의 대상물에 대해 해석적으로 접근하는 차이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인간 정주환경을 쾌적하고 인간성회복을 위한 삶의 용기(用器)와 효율성을 근거로 해 어우러진 정주단위를 만드는 것이 목표임을 감안하면 접근방식의 문제일 뿐이다.

최초의 도시설계는 건축의 연장선상에서 시작됐다. 산업화 이후 거대화되는 건축물과 공간의 복합성으로 인한 단지개념의 등장으로 새로운 영역의 설계가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단일건물의 설계가 아닌 복수건물의 동시적 설계는 그 시대상황으로는 분명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도 설명이 가능한데 도시의 확장으로 인한 도시공간과 건축물의 수요가 급증해 여기에 맞는 새로운 공급체계가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도시개발이라는 경제적 활황과 더불어 도시설계는 서서히 건축과는 멀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이 현대로 들어서면서 계획적 사고의 전환과 맞물려 도시계획적 측면에서의 도시설계로 재해석되기 시작했다. 설계적 사고에서 계획적 사고의 지배기의 결과였다.

 이런 추세는 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영향과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도시환경의 원론적 패러다임이 파괴되고 도시미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발생하게 됐다.

계획적 사고란 정성적인 측면보다는 정량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고 이들의 결과로 양산되는 도시공간이나 건축물이 획일적인 모습을 가지게 돼 전통의 독창성과 전통적인 훈훈함을 원하게 됐다.

이러한 결과로 도시설계는 다시 건축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름 역시 도시건(UrbanArchitecture)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건축과 도시의 일체적 체계로 들어서게 됐다.

한편 건축적 사고에 있어서도 현대건축과 파괴적 성향의 건축이념체계로 해 건축물 본연의 기조가 흔들려 사용의 건축이 아닌 보여지는 건축으로 변하고 전통적 개념의 외부지향성(도시로의 확장적 개념)에서 내부지향성(인테리어, 가구디자인 등)으로 변해감에 따라 새로운 방향전환의 모색이 필요하게 됐다.

이러한 양자 간의 변화의 필요성이 일치함에 따라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건축가와 도시설계가들을 중심으로 만남의 대화가 시도됐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도 도시건설의 새로운 경향은 이러한 양자 간의 밀착을 부채질하는 계기가 됐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도시나 커뮤니티의 규모와 공간체계이다.

도시환경의 변화상 새로운 점은 전통의 도시처럼 거대한 구조의 탄생(계획적 사고의 지배를 의미)보다는 소규모의 신도시들의 출현으로 계획적인 측면보다는 공간적인 측면이 더욱 강조되기 시작됐다.

이는 지금까지의 분리적 개념에서 동시적 개념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동시에 계획적 사고에서 설계적 사고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이를 계획과 설계의 공존시대(The Era of Design-plan)라 일컫고 있다.

이러한 개념의 복합화 혹은 크로스오버의 개념은 현대사회의 일반적 현상의 하나로 이를 우리 환경에 적용함으로써 기존의 획일적인 공간구성을 탈피함은 물론 시간의 흐름속에 시각적 특이성을 가지는 편리하고 편안한 정주환경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황 재 훈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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