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어린이들의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어 어른들의 각별한 주의는 물론이고 예방대책을 서둘러 제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경남 의령군에서 3살 아이가 4시간 동안 차 안에 방치돼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바 있다. 당시 의령군의 정오 최고 기온은 섭씨 33도를 웃돌았다. 앞서 같은 사고가 2016년 7월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바 있다. 4세 아이가 통학버스 내부에 방치돼 의식을 잃었는데 현재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더운 날 어린이를 자동차에 방치했다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다. 아이들이 자동차 안에서 잠들어 있거나 너무 어려 의사표현이 어려운 경우 문이 잠긴 채 속수무책으로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돌볼 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소한 부주의로 소중한 아이들의 목숨을 잃는 사고를 유발한다.

불과 10여일 만에 또 다시 어린이가 자동차 안에 방치돼 있다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7일 어린이집에 보낸 4세 여자아이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아 7시간 이상 자동차 안에 방치돼 있었다. 이날 아침 출근하는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어린이집 통원 차에 올랐던 어린이는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담임교사나 인솔교사, 운전기사 등 누구도 이 어린이의 존재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담당교사가 출석체크만 했어도, 인솔교사가 아이들이 모두 내렸나 한번만 되돌아봤어도, 운전기사가 차문을 잠그기 전 한번만 점검 했어도, 이 아이가 사망하는 일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교사들이 어느 정도 무책임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미 무더위 속에서 자동차 안에서의 어린이 안전사고가 여러 차례 있어 보도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원생을 강제로 재우다 숨지게 한 사건도 일어났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김모씨가 생후 11개월 된 남자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몸을 누르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것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사고에 부모들은 물론이고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도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성인의 감독 없이 아동을 차량에 방치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교사의 학대나 차량 안에서의 사망이나 모두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 아이를 돌볼 때는 어른들 스스로 신중한 것이 최선이다. 어린이집의 통학차량 같은 경우 차량 내에 카메라나 거울 등을 설치해 운전기사들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어른들의 부주의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벌을 강화해 재발을 막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어린이집에도 아이를 돌보는데 최소한의 매뉴얼은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차안에 과학적인 장치를 달아도 사람이 관심을 갖고 점검하고 또 점검하지 않으면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제도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어른들이 실행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어린이 관련 사고는 단순 실수가 아닌 방임의 범죄 행위라는 경각심이 있어야 한다. 어린이 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들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육 강화와 처우 개선 등도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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