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여가가 날 때마다 골프나 테니스 대신 나무키우는 재미에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충주시 용탄동 절골마을에서 20여년째 나무를 키우고 있는 이선복(64·전 충주대 총장·법학박사)씨는 나무에 대해 이렇게 예찬했다.

이선복 전임 충주대학교 총장은 충주대 전신인 충주공업전문학교 전임강사로 재직하던 지난 71년 이곳에 정착한 뒤 30여년을 교수와 농군으로 살아왔다.

이씨는 이곳에 정착한 뒤 손수 산을 일구고 지게질을 하면서 소와 돼지를 키우는 축산농으로 출발했으나 심한 가격 등락으로 인해 10년간 1억여원의 빚을 지면서 11년만인 82년 축산을 과감히 포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처음에 그는 손수레를 끌고 시장을 찾아 썩은 모과를 실어와 씨를 발라내 심는 한편 은행알 2말을 사다 싹을 틔웠다.

처음 자녀 학비라도 보태기 위해 시작했던 나무 키우는 일은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부업아닌 본업이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이씨는 대학교수나 총장일에 소홀해 본 적도 없고 남보다 부지런해야 한다는 지론속에 지게질이 성인병에 특효라는 신념으로 열심히 지게질을 한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절골의 산과 밭 한두뙈기씩을 사들인 결과 이제 4만여㎡가 되었고 빌린 땅 3만㎡까지 모두 7만여㎡에 계수나무와 반송, 은행나무 등 30여종 2만여그루의 나무를 심고 자식같이 돌보고 있다.

20여년 동안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한결같이 오전 5시 잠자리에서 일어나 나무 전지작업이나 거름을 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씨는 주말이나 휴일 주례 등 급한일이 아니면 농장에서 하루종일 나무를 돌보고 있다.

지난해 농협 대출금으로 묘목을 심는 과정에서 감사원으로부터 “대학총장이 무슨 농사를 짓는다고 영농자금을 대출받느냐”며 감사를 받았으나 손수 경운기를 몰고 퇴비를 나르는 그의 모습에 감사원직원들이 오히려 경의를 표한 일화도 있다. 이씨는 “법학박사나 총장님이라고 불리는 것보다 나무를 키우고 돌보는 ‘나무박사’로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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