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찬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침구·재활3과 교수

 

발목 염좌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비교적 흔한 근골격계 손상이다. 발목을 삐어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은 대부분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운동경기 등의 야외활동 중에 뜻하지 않게 발을 헛디뎌서 다치시는 경우가 많다.

가장 빈번한 손상기전은 발목이 발바닥측으로 심하게 굽혀지고, 엄지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발목의 바깥쪽 복사뼈 주위 인대조직이 손상되는 내번(Inversion) 염좌이다. 이 경우 발의 바깥쪽에서 관절을 보호해주는 인대와 근육의 건 조직이 갑작스레 과도한 힘에 잡아당겨지면서 늘어나거나, 심하면 힘줄 가닥들의 일부 또는 전체가 찢겨지는 파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충격이 심한 경우에는 힘줄이 잡아당겨지면서 힘줄이 붙어있던 뼈 조직의 일부가 뜯겨져 나오는 견열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발목을 삐었는데 발을 딛지 못하게 통증이 심하거나 혹은 발을 디딜 수 있다 해도, 발목 주위가 심하게 부어오른다면 골절의 위험이 있으니 단순방사선검사(X-ray)나 초음파검사를 통해 환부의 골절 동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초기 검사에서는 골절 여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설령 다친 날 검사에서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다 해도, 일주일 이상 증상 개선이 미미하다면 다시 한 번 재검사를 시행해야 할 수 있다. 골절이 확인될 경우 일정기간 발목관절 보호를 위한 고정치료가 필요하며, 고정기간은 가능한 한 짧을수록 좋다.

또한 고정 기간 중에도 환부를 제외한 발가락과 무릎, 고관절은 지속적으로 관절운동을 시행하여야 고정을 푼 뒤에 발의 기능 회복이 원활히 이뤄진다.

초기 검사를 통해 골절이 아니라고 확인된 경우 또는 골절이 발생해 고정치료를 마치고 난 후인 경우에는 적극적인 한의학적 치료가 증상의 호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손상된 힘줄조직 주변에 침구 및 약침 치료를 통해 活血散瘀(활혈산어), 淸熱消腫(청열소종)해 환부의 통증과 부종을 개선할 수 있고, 발목관절을 이루는 복합적인 골격구조물과 종아리 부위의 근육들에 추나요법을 시행해 삐끗하면서 왜곡된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고, 환부의 국소 순환을 증진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발목염좌 환자들은 1~3주, 파열이나 골절 등의 중한 손상이라 해도 대개 약 8주내에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얼마간 증상이 경감된 후에 더 이상의 호전 없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장기간 지속되는 발목 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특히 과거에 발목을 한 번 삔 뒤로 같은 곳을 반복적으로 다친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는 손상된 힘줄 조직이 온전히 회복되기 전에 직장 근무를 비롯한 일상 활동으로 인해 미세한 손상이 다시 발생하고, 재차 복구되려던 중에 또다시 미세손상이 누적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급성적인 염좌손상이 만성적인 힘줄병변으로 이행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다른 원인으로는 손상 당한 힘줄조직은 복구가 됐으나, 손상으로 인해 저하된 발 자체의 민첩성이나 고유의 균형감각이 미처 회복되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즉 다치기 이전이었다면 삐끗할 뻔하고 충분히 다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을 상황에서, 발의 고유수용성감각 저하로 인해 쉬이 삐게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구조적인 회복과 함께 발의 기능적인 회복을 도모해야 하며 눈감고 한 발로 서있기, 푹신한 방석 위에서 한 발로 중심잡기 등 다양한 운동요법을 통해 약해진 발의 민첩성과 균형감각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급성적인 손상이든, 만성적인 통증이든 환자의 현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증상 개선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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