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소방복합치유센터가 충북 음성군 혁신도시에 건립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업이기도 한 소방치유센터는 소방공무원들이 재난현장에 상시 노출됨에 따른 정신적 장애와 반복되는 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곳이다. 소방치유센터는 의료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 건설해 일반인까지 진료 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 걸맞게 결정돼 음성군은 물론 중부4군 일대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방치유센터 유치를 위해 전국의 62곳 지자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했으나 후보지별 치유환경, 광역교통여건, 기반시설 현황 등 14개 항목에 대한 2차 평가를 실시한 후 음성군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전국 소방공무원들이 2시간 이내에 도착해 빠른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한몫 했다. 혁신도시는 즉시 착공 가능한 부지, 편리한 접근성, 인접한 함박산과 맹동저수지의 힐링 환경 등 최적의 입지 조건이 경쟁력을 높였다. 무엇보다 소방관 수가 많은 경기지역을 비롯해 수도권을 물리치고 음성이 소방치유센터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역량의 결집, 즉 공조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충북의 경우 당초 진천군이 경쟁에 참여했다 음성에 양보하는 등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는 계기가 됐다. 송기섭 진천군수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 도시인 음성군과 유치 경쟁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통 큰 양보를 한 후 전해진 낭보여서 지자체간의 협력 사업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번 소방치유센터 유치는 충북 중부 4개 군인 진천·음성·괴산·증평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방치유센터는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에 특화된 12개 진료과목을 갖춘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2023년까지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예산은 1천200억원이 투입된다.

이시종 충북도 지사는 “혁신도시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한 산림치유복합문화 밸리 등 치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조성단계부터 충북도 및 음성·진천, 유관기관과 TF팀을 가동하고, 의료 인프라 및 의료인 복지시설 확충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병옥 음성군수도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혁신도시는 2006년 9천9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건설됐음에도 불구하고 12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도시기반의 외형만 갖추었지 종합병원 하나 없는 정주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태”라며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 확정으로 모든 것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치유센터 유치에 따라 충북도와 음성군도 후속 조치에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지방비 150억원 지원 약속 이행이다. 충북도와 음성군은 도비 50억원과 군비 10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의회와 군의회가 예산 편성을 승인해야 한다. 도민의 숙원사업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돼야 한다.

센터 유치로 소방관들의 치유는 물론이고 보건의료 불모지로 의료기관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부각돼 왔던 충북 중부 4개군의 의료혜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 주민과 소방관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은 물론이고 충북 혁신도시가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소방장비센터와 더불어 소방특화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종합병원급 시설을 갖춘 센터가 완공되면 전국 4만여 명의 소방공무원들이 왕래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해 볼만 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