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시인과 가족 17명 고인의 추억 글모음집 ‘마음꽃밭’ 발간

 

“손길”, “부끄럼주의보” 등 다섯 권의 시집을 발간한 김은숙 시인과 가족 17명은 고인이 된 아버지를 추억하는 글모음 “마음꽃밭”(도서출판 고두미·1만원)을 발간했다.

김 시인은 34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남은 생애동안 가장 먼저 꼭 해야 할 일 일순위에 아버지를 추모하는 문집을 내고 싶었다. 장녀인 자신의 글을 비롯해 평생의 반려자인 어머니와 손자, 사위, 처제, 조카 등 온가족이 참여한 문집 “마음꽃밭”이 그것이다.

15년 전 갑자기 아버지와의 이별은 온 가족에게 아픔이 되었다. 그로 인한 상처와 치유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마음꽃밭”은 가족이란 무엇이고, 어려움 속에서 가족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15년이라는 오랜 시간의 강을 건너 저마다 기억의 꽃밭에서 고인을 기리는 방식이 향기롭게 담겨있다. 가족 간의 소통단절과 붕괴를 우려하는 이 시대에 “마음꽃밭”은 가족 간의 사랑이 일궈내는 따뜻한 위로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다.

김 시인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를 떠올리면 일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거나,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슬픔 속에서도 누군가는 일어나야 했고 누군가는 부축해야 했다. 모두 아픈 가운데에서도 누군가는 사랑을 줘야 했고 누군가는 위로받아야 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의연한 버팀목이 되어야 했다. 아버지의 큰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온 우리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서로의 존재와 사랑에 의지해서 여기까지 온 듯하다”며 “아버지가 일구신 우리 가족 마음의 꽃밭, 향기로운 추억의 숲을 함께 공유하는 일을 준비하는 내내 내 마음이 훈훈하고 즐거웠다. 아버지의 눈길이 이 책에 머물며 오래도록 마음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한 가지 소망을 보태며, 아버지 81세 생신 선물로 이 책을 바친다”고 말했다.

고인을 이렇게 간절하게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가족들에게 이른바 ‘저세상’이란 ‘기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인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며 행복의 꽃밭을 이룬 가족들, 고인에게 이렇게 흐뭇한 선물이 또 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그들의 꽃밭에선 슬픔조차 영롱하고 향기롭다. 누군가 이 글들을 읽는다면 이 세상에 꽃밭이 그만큼 넓어지는 일이 되리라 믿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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