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이 충북도내에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한 결과 이 중 10%가 ‘못 먹을 물’이란 판정을 받았다. 또 정수기나 냉·온수기를 설치해 놓은 학교 가운데 8.9%도 각종 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먹는물조차 마음놓고 먹을 수 없다는 게 도내 상당수 학교 식수 관리 실태의 단면이다.

도내 학교 460곳 가운데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학교가 전체의 23%인 110곳에 이른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될 일이다. 틈만 나면 선진교육환경 조성을 강조하는 교육당국이 정작 학생들의 건강관리에는 소홀하다는 반증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하수가 썩어가고 있는 데도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다는 것은 학생들의 건강을 담보로 지하수의 위해(危害) 여부를 실험하는 것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정수기를 사용하는 학교 가운데 8.9%가 수질이 부적합한 상황에서 정수과정 등 아무런 조치없이 오염된 지하수를 그대로 식수로 사용,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당국이 내놓은 처방이라곤 ‘위생관리 철저 지시’라는 형식적 처방만 되풀이하는 행태는 안일한 위생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선진교육환경은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가진 학생들을 양성하는 데서부터 비롯돼야 한다. 첨단 교육기자재를 활용하고 교육기법의 선진화를 추구한다 해도 교육 대상자인 ‘건강한 학생들’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커닝을 해서라도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한다는 그릇된 행태만 주입시키는 학교 교육이 아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닌 학교 교육이 선진교육이며 ‘건강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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