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달 24일 각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민감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자료를 발표했다. 그것은 올해 4월1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363개 대학 및 전문대학의 졸업자 5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별 취업률이다.

졸업자 수를 기준으로 대학을 3개 그룹으로 구분해 그룹별로 취업률이 상위인 20개교를 선정한 것이다. 3개 그룹이라 함은 졸업자 수에 따라 2천명이상을 A그룹, 1천명에서 2천명 미만을 B그룹, 1천명 미만을 C그룹이라 칭한 것이다.

취업률은 진학자와 입대자를 제외한 전체 졸업자 중 취업자의 비율을 뜻한다.

이 자료에 의하면 도내 대학 중 그룹 순위가 가장 높은 대학은 충청대학이다. 전국의 전문대학 A그룹 중에 8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B그룹에 해당하는 대원과학대가 12위이다. 여기서 특수 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원대나 청주교육대는 제외한 것이다.

한편 충북지역의 전문대학 취업률은 86.7%로 전국 2위를 기록하면서 전국 평균보다 9.5%포인트 상회했다. 반면에 교육대를 포함한 4년제 대학 취업률은 55.4%로 전국 평균보다 3.3%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문대졸 취업자들의 과반수이상이 우리 지역에서 일자리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취업자들은 32.8%만이 이 지역에 취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본다면 우리 지역에서 취업률은 전문대가 월등히 높고, 이 지역사회에서 일자리를 잡고 있는 비율 또한 높다. 따라서 취업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고,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고자 한다면 전문대 진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학별 취업률이 공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취업통계조사의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대학의 조사 여건과 담당자의 조사 적응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조사 결과의 신뢰도 검증에서도 정확도가 92%로 나타나 일부에서는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심지어는 정확한 조사가 안될 것으로 생각해 이번 조사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국립대학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표는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학생을 비롯한 대학의 수요자에게 어떤 대학과 어떤 학과의 전공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초가 된 것이다.

 대학은 진로지도와 취업지원 및 교과과정 개선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력채용 계획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얻은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학구조개혁 방안으로서 대학정보공시제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학의 교육여건과 대학운영상태를 알릴 수 있는 주요지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 학생, 학부모, 정부, 산업체 등이 대학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하면서 궁극적으로 대학간 경쟁을 유도할 목적이 내포된 것이다.

여기서 주요지표는 졸업자 취업률을 비롯해 모집단위별 신입생 충원률, 교수 1인당 학생수, 예산과 결산내역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대학별 취업률은 대학간 경쟁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 경쟁은 소위 명문대학과 비명문대학, 수도권대학과 비수도권대학,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이라는 이분법적인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대학을 마음대로 골라갈 수 있는 요즈음 교육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특화된 대학이 어디이고, 전공으로서 승부할 수 있는 대학이 어딘가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입시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 대학들은 이래저래 긴장할 수밖에 없다.

김 광 식  <충청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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