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짧았던 올해 충청지역은 연일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낮 동안 강한 일사가 더해지면서 기온이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올해도 영락없이 대청호에 녹조라떼 현상이 나타났다. 대청호로 유입되는 소옥천을 비롯한 상류지역의 수질오염원 제거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충청권 식수원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충청권의 식수원인 대청호가 연둣빛으로 변했다. 악취를 풍기는 암갈색 녹조 찌꺼기까지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청호변에 떠다니는 쓰레기 등을 제거하고 있지만 녹조가 쉽게 사라질리 없다. 특히 얼마 전 장마 때 떠내려 온 온갖 쓰레기가 녹조라떼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열대야 현상은 녹조를 급격히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녹조를 억제하기 위해 수자원공사는 물 순환장치 15대를 설치해 수질관리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대청호 녹조현상의 진앙지로 지목되는 곳은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수역이다. 이 지역을 흐르는 소옥천에서 녹색 띠가 형성돼 대청호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유입된 가장자리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하다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대청호 전체로 번지는 것이다. 금강의 지류인 소옥천이 유입되는 곳은 물 흐름이 거의 없고 수심이 얕아 해마다 짙은 농도의 녹조가 발생하는 구역이다. 소옥천의 녹조원인을 제거하고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면 대청호의 녹조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녹조는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가 빗물에 씻겨 들어온 뒤 수온이 상승하면서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가 급번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는 수중 생태계를 구성하는 필수요소지만, 과다 증식할 경우 악취와 함께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된다. 당연히 물이 오염돼 심할 경우 수질정화가 어려워 식수원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남조류가 2주 연속 1천cells/㎖을 넘을 경우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1만cells/㎖ 이상으로 올라서면 경계 단계로 격상한다. 대청호는 2014년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조류경보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는 특히 심해 무려 120일 동안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남조류는 햇볕이 강하고 수온이 25도 안팎일 때 쉽게 번성하는데, 장맛비로 육상의 영양염류가 대거 유입된 상태일 때 녹조가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수자원공사는 매년 반복되는 녹조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옥천 합류지점에 조류 차단막을 설치하고 주민을 동원해 장마에 떠내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거나 녹조 찌꺼기를 걷어내는 것은 일시적인 방법이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청호 상류지역의 오염물질 배출업소와 축사시설 점검을 강화해 오염원을 차단하도록 해야 한다.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주민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최근 소옥천 주변 지역의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고자 분뇨를 퇴비로 바꿔주는 퇴비쿠폰제를 도입한다고 알려졌다. 축산 농가들의 현실에 맞게 제도를 개선하고 확대한다면 농가들이 외면할리 없다. 이 같은 제도가 정착돼 대청호 녹조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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