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단 권고안 발표…소논문 빼고 수상 경력·자율동아리는 기재
교육부, 이달말 최종안 확정…학생·학부모 부담 줄이기엔 역부족

 

내년 3월 신학기부터 초·중·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부모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 학부모 인적사항을 적을 수 없게 된다. 

게재항목이 큰 틀에서 보면 현행과 같이 유지되지만,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지적받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 소논문 항목은 앞으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특기사항 기재분량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학생, 학부모, 교원, 대학관계자, 일반국민 등으로 구성된 시민정책참여단(시민참여단)이 1·2차 숙의를 거쳐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에 대해 제시한 의견을 취합한 ‘권고안’을 제출받았다고 12일 발표했다.

앞서 시민참여단은 지난달 1차 숙의에서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동아리와 소논문, 봉사활동 실적과 특기사항,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재범위 등을 ‘쟁점항목’으로 선정해 집중 논의했다.

참여단은 모든 교과 소논문활동을 학생부에 적지 않는데 합의했다.

합의는 참여단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찬성(매우찬성·찬성·양해)했음을 의미한다.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높아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생의 관심사를 드러낼 수 있는 소논문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학원에 소논문을 대필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특정 학생에 상 몰아주기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받는 수상경력 기재를 두고 참여단은 “기재하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창의적체험활동상황(창체)에 포함됐던 자율동아리 활동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제시한 기재를 금지하는 안보다 ‘현행대로 유지하되, 가입제한 또는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항만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시민참여단의 79.4%가 ‘매우 찬성’ 이나 ‘찬성’ 또는 ‘양해’ 한다는 의견에 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운영의 경우 실효성 있는 보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및 현장전문가와 협의를 거쳐 시행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소논문(R&E)활동의 경우 ‘모든 교과에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83.5%)했다. 앞서 교육부가 소논문 활동을 정규수업 중에 지도한 경우에만 적을 수 있게 한 안에 대해 대부분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시민참여단은 봉사활동 특기사항 기재와 관련,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기재’하는 방안에 합의(79.4%)했다. 또 봉사활동은 ‘교내, 교외 실적을 모두 기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대해 기재요소 명칭·양식 변경 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입력하는 교육부의 안이 아닌 ‘현행과 같이 재능, 특기가 관찰되는 경우만 기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반면 시민참여단은 학생부에 학부모 성명, 생년월일, 가족변동사항 등 인적사항을 삭제하고, 창체 항목의 특기사항 글자수를 3천자에서 1천700자로 줄여 교사들의 기재 부담을 줄이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제시한 시안에 대부분 합의했다. 다만 시민참여단이 학생부 기재 항목 총 11개 중 2개 항목만 삭제를 권고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참여단은 인적사항과 학적사항을 인적·학적사항 항목을 통합하되 부모 성명, 생년월일 같은 부모 정보나 가족의 변동사항을 기재하지 않는 방안과 진로희망사항 항목을 삭제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권고했다.

소논문 활동의 경우 모든 교과에 기재하지 않도록 했지만 봉사활동 사항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 대부분의 항목은 현행과 비슷하게 유지돼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주요 판단 근거로 삼는 학생부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실무책임자인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교육부가 제시한 학생부 개선 시안이 총 11개 항목으로 많았던 데다 핵심쟁점 외에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토론하다 보니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첫 국민참여 정책숙려제의 한계를 인정했다.

교육부는 이번 권고안을 바탕으로 7월 말까지 학생부 신뢰도 제고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권고안이 사실상 최종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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