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숲을 배우기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났다. 인생 전반기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후반기 삶은 인류의 생존에 직결되는 자연과 함께하는 생을 위해 숲 해설가 과정에 등록해 공부하고 있다.

직장인들을 위해 평일에는 야간에 하고 주말에 강의가 있어 몇 달 동안 일상생활에 불편함은 물론 애경사를 비롯한 각종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고 질타도 받았다.

수강생중에는 공주, 천안, 옥천 등 원거리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밤늦게 오가느라 고생이 훨씬 더 했으리라 본다. 숲 해설가 과정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되어 있어 짧은 시간에 숲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 이론과 실습 그리고 현장 학습이 적절히 안배되어 지루함 없이 교육을 마칠 수 있었다. 수강생들은 각자가 다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서로에게 구속되지 않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질서도 없고 어색했지만 갈수록 쉽게 적응하며 정도 들고 숲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아서인지 종강 시에는 모두들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숲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필자는 정말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먼저, 숲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 알았다. 우리나라 숲의 가치가 2010년 기준으로 연간 109조원으로서 1인당 216만원의 혜택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숲의 기능으로는 임산물 생산과 생화학물질 생산 및 에너지공급, 생물 다양성 유지라는 경제적 기능이 우선 꼽히고 있다.

다음으로 수자원 함양과 수질정화 및 자연재해 방지, 이산화탄소 흡수 및 대기정화, 보건 및 치유, 야생동물 보호 등의 환경 공익적 기능을 들수 있다.또한 민족정서의 근원과 문화유산의 탄생 및 문학과 예술의 산실, 마을문화의 상징, 생태적 소양의 공간, 현대문명의 치유제, 자아실현의 원천이란 문화적 기능이 있다.

둘째, 자연 생태계의 신비와 중요성에 대해 배웠다. 자연의 모든 생태계는 서로 서로 엉키고 설키며 조화롭게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숲에는 초본과 목본식물이 고루 성장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때에 따라 경쟁하기도 한다.

먹이 사슬 구조에 있어서도 생존을 위해 위장을 하기도 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종자번식을 한다. 해롭게만 알고 있었던 곤충들도 생태계에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았다. 특히, 공원이나 학교 등 도시 숲 조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다.

셋째, 우리 생활주변의 많은 생태계에 대해 공부했다. 그동안은 관심을 두지 않아 주변에 뭐가 있는지 그냥 지나치던 것을 숲을 배우면서부터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생겼다. 직장에 다닐 때는 직장 일에 전념하느라 무관심의 세계였던 숲에 입문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만끽하고 있음은 놀라운 변화다. 숲의 세계가 워낙 넓고 많아 초보자로서는 배우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야생화나 나무 등은 비슷하고 유사한 종이 많아 전문가들도 분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에 배움의 길은 끝이 없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며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고 후세에 아름답게 물려주어야할 숲을 배우고 숲 사랑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은 행운이며 행복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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